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수원시 내 도심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니 전통을 이어온 문화도시가 무색하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늘비하지만 담을 쓰레기통은 찾아볼 수 없다.

올여름은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도 지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찜통더위에 불쾌지수도 확 뛰고 있으니 짜증이 겹칠 만도 하다. 만사가 귀찮다 보니 쓰레기도 멋대로 버리는 모양이다. 도시미관이 말이 아니다. 이럴수록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금만 정신을 가다듬으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릴 수 없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수원의 중심 상권인 영통구 홈플러스 일대는 주말이면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대표적인 번화가다. 그러나 도로 부근의 대로를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 구석구석을 둘러봐도 제대로 된 쓰레기통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한다. 인파가 붐비는 곳이지만 홈플러스 버스정류장 앞에 임시로 설치된 고무대야 하나가 고작이다. 청소행정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버스정류장 등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시민들이 마땅히 담을 쓰레기통을 찾지 못해 음료수 캔과 종이봉투, 휴짓조각,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를 버리기 일쑤다. 엊그제 연일 비가 내린 탓인지 수거의 손길은 없다.

이처럼 쓰레기가 마구 버려지게 된 데는 수원시가 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주민들이 쓰레기통에 담지 않고 그 주변에 각종 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를 마구 버린다는 이유로 영통구 관내 수백개 설치했던 쓰레기통을 16개만 남기고 모두 철거했기 때문이다. 물론 버릴 곳이 있고도 아무 데나 버리는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대시민 홍보를 통해 도시미관을 추진해야 할 당국이 예산을 들여 설치한 쓰레기통을 귀찮듯이 철거한 것은 쓰레기통에 철저히 주워담아온 준법시민에겐 오히려 봉 취급당한 꼴이다.

얼마 전 우리는 본란을 통해 심각한 수원 도심의 쓰레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시내 곳곳에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가 제때 치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환경수도'를 표방한 수원시 환경 정책이 과연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 "버스정류장에 휴지통이 없다 보니 담배꽁초나 휴지, 마시고 난 빈 깡통을 그냥 버리고 가는 경우를 수없이 봤다"며 "누구라도 버릴 곳이 없을 때는 무단투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한 시민의 말은 설득력을 주는 대목이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시민이 많더라도 우리는 끊임없는 계도를 통해 도시미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공동체 시민정신을 제고하는 데 민·관, 시민단체가 나서야 한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널려 있는 나라치고 환경수도가 되기는 어렵다. 비록 일부 몰지각한 시민에 국한된 일이겠지만 효원의 도시, 미풍양속의 수원사회를 굳건히 지탱하는 건강성을 해치는 현장을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위는 양심을 버리는 몰염치다. 이래서는 문화시민이 되기엔 요원하다. 멋대로 버리는 행위는 그 심리상태가 범죄와도 다를 바 없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을 고양하는 데 자발적인 시민 동참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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