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의 조직개편과 함께 단행한 대규모 인사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며칠째 바뀐 부서 팻말을 붙이고 사무실 집기를 옮기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화를 건 민원인들은 담당자를 찾지 못하고 방문객들도 여기저기를 헤매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5급 이상 일반직과 관리직(전문직) 교육공무원 911명의 인사이동이 이날 하루만에 이뤄졌다.

이는 지난 24~25일 ▲3급 1명과 4급 4명, 5급 96명 등 5급 이상 일반직 간부공무원 101명과 ▲유·초등 450명, 중등 361명 등 초·중등 관리직(교장, 교감) 및 교육전문직 811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6월 본청 및 지역교육청의 조직과 기능을 역시 9월부터 학생과 학부모,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수요자 지원 체제로 개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직개편안은 본청 직제를 3국 17과(담당관) 73담당에서 77담당으로, 제2청은 2국10과(담당관) 35담당 직제에서 36담당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지역교육청은 '교육지원청'으로 명칭이 바뀌고 조직구조도 현행 학무국(과) 및 관리국(과)에서 교수학습국(과) 및 경영지원국(과)으로 개편된다.

조직 개편과 대규모 인사가 이 처럼 동시에 이뤄지면서 행정공백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도교육청 각 부서는 공무원들의 이동에 따른 집기류 재배치, 시설물 보완 등으로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바뀐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담당자들의 업무 효율은 떨어지고 있다. 인수인계 직후 전문성이나 지속성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화 내선번호도 뒤엉켰고 컴퓨터 네트워크도 혼란스럽다. 컴퓨터, 전화 등 사무실 집기류가 대거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때문에 당장 6일부터 예정돼 있는 도의회 교육위의 제2회 추경안 심의에 공무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사 불만을 토로하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아, 조직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에는 일선 학교로 발령이 난 경기도교육청 현직 사무관이 이번에 단행된 인사를 놓고 '살생부 인사'라며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도교육청 한 공무원은 "의회 일정을 감안하면 업무를 조기 파악해 대응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인사 불만도 많아 조직이 안정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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