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덥던 여름 더위도 몇 번의 큰 비에 힘없이 물러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봄과 더불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계절이다. 풍요로움의 상징인 가을은 활동하기에 좋아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계절이다.

그러나 37세 노총각인 한씨에게 가을은 ‘잊혀진 계절’이 된 지 오래다. 매년 가을만 되면 비염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른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은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서도 책상 위에 휴지 뭉치가 항상 수북하게 쌓인다. 외출할 때에도 화장지는 필수품이며 평소 좋아하는 운동도 피하게 된다. 남들은 데이트를 즐기는 화창한 가을 주말에도 외출하지 못하고 집만 지키는데, 불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창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에도 연예하기는 그른 것 같다.

흔히 알러지성 비염은 치료가 안 된다는 생각에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비염도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다. 비염의 주된 증상은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다. 대개 이른 아침에 재채기가 심해지고 때로는 눈이나 코 또는 입천장에 가려움증을 느끼는 때도 있으며, 눈이 충혈되고 눈꺼풀이 붓는 일도 있다. 그 외에도 두통이나 후각감소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또는 결막염과 같은 다른 알러지성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찬 공기나 먼지, 공해물질 등에 대해서도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공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비염 치료는 단순하지가 않은데, 흔히 사용되는 대증요법으로는 일시적으로 호전됐다 하더라고 재발이 된다.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비염은 단순히 외부적인 자극뿐만 아니라 인체의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이다. 공기 중에는 무수한 세균과 바이러스가 떠다니는데 호흡을 통해서 우리의 몸에 들어오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은 우리들의 몸에 갖춰진 생체방어기능의 덕택이다. 이러한 체내의 생체방어기능을 면역이라고 하는데, 코는 면역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염의 원인은 집 먼지나 찬 공기가 아닌 면역체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코가 먼지를 걸러주고 외부의 찬 공기를 덥혀주는 등의 자기 일을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비염을 한마디로 말해 면역기능에서 발생하는 시스템오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증상은 코에서 나타나지만, 원인은 전신의 시스템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코만을 치료한다고 치료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대증효과로 인해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잠시 증상이 완화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때뿐이며 시간이 지나면 마찬가지다.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내부적인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전체적인 상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결국은 비염치료의 핵심은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면역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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