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부쩍 많아졌다. 가까운 직장이나 장을 보러 가는 정도는 자전거를 이용한다. 학생들도 등하굣길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요즘같이 날씨 좋은 가을날에는 휴일을 이용해 가까운 시외나 공원을 트래킹하는 ‘자전거 트래킹 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운동도 되고 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맞춰 무공해 운송수단을 이용한다는 것으로 볼 때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편한 것, 이로운 것 한 가지가 생길 때마다 그것에 따른 부작용이나 지켜야 할 규칙들이 생겨난다.

올해 여름, 4차선 도로를 운전하던 운전자의 블랙박스에 찍힌 ‘역주행 할아버지’의 동영상이 네티즌들의 토론방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다. 도로를 역주행하다 부딪힌 자동차 운전자와의 시비가 담긴 한 노인의 모습이 블랙박스에 찍힌 동영상이었는데, ‘막가파’ 자전거 운전자들을 비난하거나 자동차 운전자의 방어운전을 위해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달아야 한다는 등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평은 각양각색이었다.

사실 동영상으로 본 ‘역주행 할아버지’의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도 아니다. 필자 또한 자전거를 타고 갓길이 아닌 차도를 역주행하거나 뻔히 자전거 도로를 옆에 두고 인도 위를 위험천만하게 달리는 자전거 운전자들 때문에 아찔한 보행을 한 적도 많다. 물론 일반 보행자들이나 시민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고도 보지만, 아직 자전거 도로나 자전거에 관한 교통법규 등에 관한 인식이 덜 돼 있기 있어, 자전거 도로 위에 무단 점유한 설치물이나 무의식중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걸어가는 보행자들로 인해 자전거 운전자들의 어쩔 수 없는 위반(?)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일부 자전거 도로를 제외한 시내의 자전거 도로 같은 경우, 개별적 도로가 아닌 기존의 보행자 도로 위에 자전거가 다니는 길을 설치했기 때문에 여간 불편하고 위험스러운 일이 아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 그에 따른 교통 법규에 관한 제정이나 도로 확보, 도로 표지판의 재정비도 필요하다. 또한, 지난 8월 행당동에서 일어난 천연가스(CNG)버스 폭발 사고의 경우 또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녹색 사회 환경으로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1769년 인류가 최초의 증기자동차를 발명한 이래, 인류가 화석 연료를 사용해 자동차를 운전한 지 200년 이상이 흘렀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고갈 문제와 함께 무엇보다도 자동차에서 나오는 공해 또한 인류가 당면한 큰 문제이기 때문에 대체 연료에 관한 문제해결이 큰 과제로 남아있다. 행당동 폭발사고에서의 천연가스(CNG)는 석유가 아닌 천연가스유전에서 산출돼 정제 액화된 가스로서, LPG가스와는 달리 매립가스관을 이용한 수송방식으로 인해 저렴해 아파트나 공동주택시설에 주로 공급되고 있다. 더구나 완전 연소에 가깝게 연소하기 때문에 공해물질의 배출이 적어 취사용 연료에서 자동차 연료용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렇듯 값싸고 공해가 적다 해 널리 보급돼야 하는 좋은 연료라면 그에 따른 안전시설과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도 녹색 혁명의 바람 때문에 ‘무공해 비상’이 걸리게 됐다. 전자제품의 기판에 사용되는 납땜의 성분과 부품들의 성분이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금지대상 물질은 납과 수은, 카드뮴, 크롬 같은 중금속과 브롬계 난연제 2종류로서 이러한 물질을 사용해 전자제품을 만들 경우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과징금과 함께 수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이러한 전자제품의 생산라인을 청정라인으로 뒤늦게 허겁지겁 바꾸는 데에 많은 시간과 경제적 손실이 따르게 됐다. 세계적 산업 추세에 대한 정보의 부족 때문이었다.

환경 기초시설은 우리가 녹색 성장과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할 수 밖에 없다. 어떤 것들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며, 새로운 환경이나 시설, 기구의  등장으로 인한 부작용 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과 시행착오들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극복해 내야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녹색뉴딜’이라고 부르는 4대강 사업, 전국 곳곳에 부는 녹색 운동 등 우리의 미래를 지켜내고자 하는 이런 모든 노력이 일의 추진과 결과만을 앞세워 진행해서만은 안 될 것이다. 세상에 공짜로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어떤 정책이든 꼼꼼히 살펴보고 시행하며, 그에 따른 구조개편방안에 대한 논의도 빠져서는 안 된다. 비효율적이고 실효성 없는 행동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본다. 우리가 추진하는 녹색 사업에 ‘인센티브’는 없을망정 ‘페널티’만 남아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환경은 우리에게 옐로카드까지만 보여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레드카드를 보여주는 순간 인간과 생태계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를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녹색 ‘성장’이 아닌 ‘녹색’ 성장 이다. 거꾸로 가는 역주행 녹색 성장에 유감을 던지는 일이 없게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