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국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광레저경영학과 교수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레저과에서 주최하는 서남관광레저도시 활성화 포럼의 토론자로 초대받아 영암·해남 관광레저도시를 둘러보고 왔다. 관광과 교수라는 직업이 좋은 것 하나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국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에 조금이나마 참여하면서 관념의 틀에 갇혀 있던 편견에서 벗어날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두세 번의 방문이지만 전남지방은 산자수려(山紫水麗)하고 멋과 맛이 있는 곳이다. 발표내용도 좋았고, 시행사 대표로 나온 실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관련 공무원, 개발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참 좋았고 뭔가 이뤄질 수 있는 의욕이 넘쳤다. 이런 기회가 한번으로 끝나지 말고 자주 있었으면 한다. 특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F1 국제 자동차경기대회 경기장’ 등 현장방문에서는 오지 않았으면 일방적 보도와 이론 속에 침잠된 지식의 한계로 인해 느끼지 못할 뻔한 것을 찾을 수도 있었다.

그 대규모 투자비나 경제적 유발 효과의 논란은 접어두고 이제 우리 사회도 다양한 삶의 기회뿐만 아니라 레저스포츠의 영역도 더 넓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F1 경기장은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란 느낌을 받고 왔다. 대형소비지인 서울과 부산과의 원격성,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경기장의 모습, 국내 경기용 자동차 산업과 연관 부대 서비스의 미숙 등이 해결과제이긴 하지만, 그것도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맡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관광개발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르며, 이 정부에서도 새만금관광개발, 관광레저형기업도시, 남해안·서해안·동해안 관광벨트사업 등 DMZ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이 관광개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런데 더 이상 관광은 황금방망이가 될 수 없다. 국가 간의 경쟁이 가중되고 자본과 관광객 이동의 자유로움으로 우리나라 시골의 관광지도 세계적 수준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고 국내 투자자본이 부족하면 국제적 펀드를 동원할 수 있다.

투자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투자유치전략, 원스톱 인허가 절차 그리고 MOU 체결이라는 기본 공식이 무너져야 한다. 돈을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우리 관광개발 시장에 군침을 흘릴 수 있도록 매력물을 제공하고 우리가 수익모델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제까지는 백화점식으로 좌판만 만들어주고 팔 상품과 마케팅을 투자자에게 하라고 했다. 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누가 한국 땅에 돈 짊어지고 와서 투자하겠는가? 한국 말고도 새로운 투자처는 전 세계에 널려 있다.

대규모 관광지 개발에는 그것을 빛낼 대표스타가 필요하다. 즉, 랜드마크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랜드마크라 하면, 유명한 건축물이나 조각품 또는 초고층 건물을 생각하는데 관광개발에서는 생각만 전환하면 간단한 해답이 나온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명품 그것을 리조트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리조트 안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관광개발은 시설과 자본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세련된 경험 그리고 유연한 사고방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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