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유전자변형 쌀에 관한 국제 세미나’가 서울 라마다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GM 작물인 콩과 옥수수에 이어 활발한 연구개발로 상업화 단계에 이른 유전자변형 쌀의 개발 목적과 우려되는 점, 우려 해소 방안 등이 논의됐는데, 특히 황금쌀 개발자인 스위스 출신의 잉고 포트리쿠스(Ingo Potrykus)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인도주의적 황금쌀 프로젝트에서 배운 유전공학 규제의 결과’에 대해 조명했다. 또한 호주(존 베넷), 일본(마코토 다카노), 중국(바오롱 루), 한국(농촌진흥청 서석철) 전문가들의 발표를 통해 각국의 유전자변형 쌀의 연구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이해를 넓힐 좋은 기회였다.

주제발표 외에 종합토론에서는 최준호 팀장(서울환경운동연합), 김태산 대표(크롭라이프코리아), 김은진 교수(원광대학교), 한지학 소장(농우바이오), 이태호 교수(서울대학교), 박태균 기자(중앙일보) 등이 참석해 GM 쌀, 더 나아가 GM 작물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는데 유전자변형 기술,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사회와 과학 간의 소통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의 산물인 GM 작물과 관련해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과학기술의 수용을 둘러싼 사회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통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특히 과학기술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전파되는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쟁점은 이러한 기술이 가져다줄 유용성과 이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 혹은 위험에 대한 문제로 압축된다. 과학기술의 유용성이나 위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처한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과학기술 만능주의 vs 반과학기술주의’ 두 가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데,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과 통제는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느낀 점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관련 집단 간의 인식 차이를 좁히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인식을 같이하는 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비교적 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세미나를 통해 개진된 의견은 결국 GMO 문제는 교육과 소통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GMO와 관련한 과학지식을 전달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연구자와 소비자가 교류할 기회를 확대하고, 대중매체 보도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 전문가 워크숍이나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한다.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의 사회적 수용과 연관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혹은 무조건 배척이 아닌 제3의 방법, 즉 모든 이해당사자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상호이해를 높일 수 있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적절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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