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취임 후 4개월여에 걸쳐 다양한 지역주민 2800여명과 만남을 가졌다. 현장 방문을 통해 주민의 의견과 민원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민생탐방이다. 환경사업소 등 14개 사업소, 4개 구청, 39개 동을 각각 방문해 도·시의원, 동단체장, 상인회, 학교, NGO, 다문화가정, 아파트 등을 누볐다. 이번 민생탐방에서 염 시장은 관계자의 건의사항과 시민의 의견이 탁상에서 듣던 것과는 또 다른 의외의 부분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을 민선 5기 시정운영방침으로 내건 염 시장은 "이번 시민과의 대화에서 공직자와 주민들에게 민선 5기의 세부 정책과제를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민선 자치단체장이 취임 후 갖는 관례적 행사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염 시장의 민생탐방이 '찾아가 해결하는 지역 일꾼'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호평에서 그의 돋보인 열정이 주목된다.

시정방침에서도 읽히듯 계층, 지역, 세대를 가리지 않고 수원에 관한 모든 민원과 현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들어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인간미가 넘치는 도시로 일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현안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행정수요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상담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민원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행정에 반영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주민의 의견과 민원을 직접 챙기되 한켠 상담이나 답변을 하기 어려운 사안의 경우는 담당 부서와 유기적 연결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염 시장은 4개월간의 취임 민생탐방에서 578건의 시민건의사항을 들었다. 우선 수원시 행정의 주변 여건 변화와 민원인들의 눈높이에서 접근했다는 점을 평가하게 된다. 행정이 과거와 같이 군림하거나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행정의 수요자와 민원인을 찾아 나선 발상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민원사항도 교통, 도시계획, 녹지공원, 교육, 건설, 복지, 자치행정 분야 등 다양했다. 각급 학교에 예산 및 시설 지원과 학교안전 지원 요청, 우범지역 CCTV 설치 및 치안 방범 강화, 재래시장 화장실, 주차장 조성 요청에 대해 관련 부서에 조속한 해결을 지시했다. 내년 1월 중 시장을 비롯해 간부공무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 건의사항 촉진 보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제 시민을 위한 휴먼시티를 일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의 말단 조직인 통·반 운영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통·반장은 시책의 최일선 수행자이자 주민의 대표다. 따라서 마을 단위 공동체의 중심축, 지방자치의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질서를 잡아가고 있는 민선 5기에 큰 희망을 갖게 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로서 살기 좋은 수원이 되기 위해서는 열린 시정을 통해 시민이 참여하는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 민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약속만 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용두사미 식의 전시행정이 돼서는 안 된다. 시민의 입장에서 늘 고민하고 개선점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 행정이 사회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대처하는 자세야말로 새로운 행정의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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