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전체 기업체 CEO의 35%가 여성이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도내 사업체조사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분석 각 분야 여성활동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사업체 대표 65만여명 가운데 여성대표는 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이 늘어났음을 보여 준다.

최근 한 포럼에서 여성 기업인이 "21세기는 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며 "여성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이 새로운 여성관을 제시한 것이다. 일부에선 "대학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온 여자가 집에서만 있으려 한다"라는 대목만 쏙 뽑아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표현 비유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성도 스스로 강인해져서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그의 논지를 훼손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성 대학 진학률은 82.4%로 사상 처음 남성을 앞질렀다는 통계다. 반면 15세 이상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49.2%로 남성(73.1%)보다 훨씬 낮다. 양성평등은 교육부문만 해당할 뿐, 기업현장에선 출산·육아의 장벽이 여성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물론 과감히 무너뜨려야 할 차별이다. 쉬쉬해온 사회적 금기였던 게 현실이다.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 여성이 아니라면 "여성도 강해져야 한다"며 용감하게 주문하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여성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의 여성 사회참여율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도내 전체 사업체 대표자는 65만1428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대표자는 23만361명이다. 여성 대표자 비율이 가장 높은 부문은 숙박 및 음식점업으로 64.1%를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서비스업 54.8%, 오락문화 및 운송 관련 사업 39.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 대표자 비율이 가장 낮은 부문은 운수업(3.7%), 다음으로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4.3%), 농림어업(5.4%) 순이다.

아직 양성불평등이 현격히 나타나고 있는 것은 여성 인적 자원의 활용 방안이 강구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구두선에 그쳐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저조한 것은 직장에 진입하는 게 남성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고용 우선순위에서도 남성에 밀리기 일쑤다. 능력과 자격을 갖춘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에 참여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자아실천과 여성권리 향상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 임시·일용직 등 저임금, 저숙련 직종에 종사하고 결혼이나 출산과 함께 취업전선에서 벗어나 '경력 단절' 현상을 빚고 있는 것도 저조한 경제활동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인력 활용에 나서야 한다. 자질을 갖춘 소중한 여성 인력이 사장되면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의 낭비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급변하는 사회 및 시대 흐름 속에서 여성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정치와 사회활동 편'을 발간, 지속적인 여성의 사회참여를 추진키로 한 것은 괄목할 대목이다. 여성의 사회참여에 정책도 중요하지만, 여성 자신도 남성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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