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2기 수원시장을 지냈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바 있는 상곡(桑谷) 고(故) 심재덕(沈載德) 의원께서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주년을 맞이해, 고인이 수원과 수원시민을 위해 그렇게 노심초사 노력했던 일들을 되새기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1939년 경기도 이천의 외가 뒷간에서 태어나 2009년 작고한 심 의원은 “뒷간(화장실)에서 태어나 화장실에서 숨을 거두다”라는 평을 듣는다. 화장실 문화운동을 위해 헌신했고 자신과 가족들의 동의하에 수십 억대 재산가치의 땅에 화장실 모형의 해우재(解憂齋)를 지어 유물과 함께 수원시에 기증했다.

1월 14일은 서거 2주기로 추모음악회가 있었다. 여러분이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으며 특히 이날 참석 내빈 중 염태영 수원시장과 강장봉 수원시 의장은 인사말에서 “심재덕 전 시장과 그 유족들께서 보여주신 수원사랑의 정신과 기부문화는 수원의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이라며 “시민참여의 마음과 수원사랑 정신을 계승해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인은 수원신풍초교, 북중, 수원농생명과학고(수원농고), 서울농대 잠사학과를 졸업, 수원농고와 안성농업전문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경기도청 잠업과장을 거쳐 동서철강을 창업해 기업인으로 활동했고, 수원문화원장, 민선 1·2기 수원시장,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특히 한국화장실협회와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회장을 맡아 ‘화장실 문화운동’을 세계에 전파하던 중 2009년 1월 14일 전립선암으로 별세했다. 저서 ‘Mr.Toilet,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는 상곡 심재덕 고희기념 헌정문집이다. 고인의 기록문집 발간위원회는 ‘Mr.Toilet,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다’를 작고한 지 1년 후 그의 일생을 통한 활동들과 정치 역정이 담긴 내용으로 구성해 펴냈다.

고 심재덕 의원은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고, 2002 수원월드컵 유치와 화장실 문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수원을 세계적 도시로 알려지는 데 큰 업적을 남긴 지도자다.

시장 재임 시 화홍문화제를 통한 역사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능행차연시와 전통민속 등 각종 수원화성 기념사업 그리고 음악, 미술, 체육도 함께 발전시켰다. 평소 심 시장은 “물 잘 나오게 하고 하수구 막히거나 쓰레기가 적체되지 않게 잘 치워서 시민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자”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서호를 시민에게 돌려주기, 팔달산을 살리고 광교산을 보전하기, 수원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려고 노력했으며 쓰레기줄이기 운동의 목적으로 인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소신으로 반대하는 시민을 설득하며 봉투 값 인상을 함으로써 저항도 감수하기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환경을 중시하는 분이었다. 택시 영업용 운전면허를 얻어 택시 운전을 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매사에 정도를 지키며 시정을 이끌어간 행정의 달인이었다.

국회의원 재임 시에도 국정 전반에 걸친 의정 활동 또한 열심히 한 분으로서, 특히 전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수원시 기초단체장 출신으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 회장과 소속 당의 지방자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시장 군수 구청장의 정당공천이 배제돼야 한다”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A당의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및 정비에 관한 법률(안)’에 비해 자신은 ‘화성복원 및 보존에 관한 특별법(안)’을 제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수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관철하기 위해 문화재청장을 현지로 불러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지만, 지역이기주의(?)라는 이유를 들어 통과되지 못한 점은 수원의 연고를 가진 두 분의 국회의원이 의안을 발의한 당사자이면서도 합의도출을 하지 못하고 수원시로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대해 이유야 어찌 됐든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필자는 심재덕 전 시장 민선 2기 때 수원시 의원으로, “무소속 시장이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뜻에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고, 아무런 학연이나 혈연관계 없이 눈총을 받으면서도 옳은 정책에 대해 지원과 대화를 통해 가까이했던 사람으로서 심재덕 시장이 수원을 위해 이루려 했던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본다.

수원화성사업을 위한 일념으로 국회 입법활동뿐만 아니라 정치권 최고위층에게까지도 지원과 협조를 서슴없이 부탁하며 복원사업을 노력했던 수원 사랑! “수원의 앞날을 위해 컨벤션센터, 200.2m 관망탑, 영상테마파크를 세워 수도권 관광사업과 연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라고 마련한 원천유원지(현 광교 사업단지 내) 개발계획들과 수원 미래비전 사업! 서울에 이미 설치된 (사)세계 효 문화본부를 간곡히 설득해 ‘정조의 수원 만들기 모태 정신에 맞게 효원(孝園)의 도시 수원’을 만들어가고 싶었던 수원 효 정신!

끝내 다 이루지 못한 고인이지만 이를 기억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 됐다.

그가 몸속에 전립선암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으로서, 가난 때문에 나쁜 환경에서 벋어나지 못하는 후진국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세계화장실 사업과 총회를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느라 미쳐 치료할 시기를 놓쳐가면서까지 열정적이었던 인간애!

심재덕 전 의원의 서거 2주기를 맞으면서 수원시민의 마음속에는 “겸손한 자세로 수원을 위해 열심히 일한 분이었다”, “아직 할 일이 많은 좋은 분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라는 심정이다.

고인이 마지막 남긴 “다 놓고 가도 사람들의 인연과 정을 두고 가지 못하겠다”고 말한 수원사랑! 그 숭고한 뜻은 오래오래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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