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 1·2학년 대상 창의·서술형 모의고사가 실시된 10일 오전 수원 고색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풀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객관식 시험만 보다가 서술형 평가를 보니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매원고 1학년 권오현군)

"채점기준이 사람마다 다른데 기준이 애매한것 같아요." (효원고 2학년 장지연양)

10일 처음 경기도에서 실시된 고교 창의.서술형 모의고사를 끝내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교문을 나선 학생들.

시험 준비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서술형으로만 늘어선 생소한 문제지를 보고 나름의 평가를 던졌다.

1학년 학생들에겐 서술형으로만 형성된 문제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기초학력이 미달되는 학생들은 아무래도 난해했다는 게 중론이다.

서술형 평가 문항의 경우 채점기준, 절차문제 등 논란의 소지를 제기하는 반면 수능 논리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도 있다. 

조항준(매원고1)군은 "명확한 답이 없고 채점기준이 애매하다"고 말했으나 김규식(효원고2)군은 "서술형을 쓸때는 써야할 것이 많으니까 생각도 많아지고,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될것 같다. 결국 수능을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경 학교 앞에서 막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자녀를 기다리던 한 학부모는 "이번 시험이 서술형 모의고사로 출제된다는것은 이전에 알고 있었다"며 "시대적 흐름이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고 거기에 따라가기 위해서 독서를 통해 기본기를 다져놔야 이런류의 시험에도 당황하지 않고 풀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과 관련 학교 관계자들은 "논란의 여지로 남은 채점기준이 명확해져야 만이 사고력과 논리적 추론을 향상시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창의·서술형 평가'가 자리잡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평가다.

수원 창현고의 한 감독교사는  "이번 평가가 학교 내신이나 수행평가에는 반영 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다소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번 시험이 서술형이 포함된 고교 내신시험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경험이 될것이다" 고 말했다.
  
또 권선고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대체로 열심히 풀었다. 하지만 채점결과는 나와 봐야 알것 같다. 학교 내신이나 수행평가에는 반영이 되지 않지만, 선생님의 개별학생 상담자료, 학년 초 학습결함요소 진단자료로 활용 된다는데 뜻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서술형 시험은 고교 모의고사 '완전 서술형'의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데 맞춰 경기도 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 실시했다.

도교육청은 단순지식 암기 및 문제풀이 위주 학습 형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내 지필평가 배점의 20% 이상을 서술형평가로 시행하도록 했으며 올해는 이를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평가는 경기도내 희망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1학년은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5과목, 2학년은 탐구영역 사회와 과학 중 한 과목을 선택해 4과목으로 실시됐다.

시험 시간은 50분이며 문항 수는 한 과목당 8개다. 배점은 문항곤란도를 고려해 차등 배점으로 처리된다.

채점기준은 기본답안과 인정답안 2가지 유형으로 구성돼 있다.

평가결과는 오는 4월에 통지되고 내신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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