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시정목표인 환경수도 건설을 위한 녹색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광교산을 중심으로 4개 하천과 마을도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둘레길'을 만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걷는 길이다. 문화·생태·역사·생활상이 담긴 지역 명소를 따라가는 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녹색도시 조성에 역점을 둔 수원시는 마을도로나 산길을 이어 주요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보행문화를 구축하고 교통문화 개선, 에너지 소비감소, 시민건강 증진을 도모키로 한 것은 기대할 만하다. 둘레길에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광교산을 비롯해 수원화성, 4개 하천, 마을길을 연결하는 녹지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자투리땅 등 생활주변의 공간을 활용해 학교숲, 쌈지공원 등을 조성한다. 역사문화 체험뿐 아니라 수원의 웰빙 상품으로 자연과 어우를 길을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설렌다.

'걷기'는 이제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됐다.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가 10대 히트상품의 하나로 '도보체험관광'을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도 '올레길'의 경제적 효과가 연간 2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모델로 전국 지자체마다 지역 특성을 극대화한 '트레일'(Trail) 만들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서울과 부산은 도심 걷기 명품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탐방로 하면 가장 먼저 제주도의 '올레길'이다. 도보 여행자를 위한 길인 올레길은 제주도의 관광지형에 변화를 몰고 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레꾼이 넘쳐나면서 덩달아 숙박업소와 음식점, 기념품 가게들이 특수를 노리고 있다.

수원시가 독자적으로 사람 중심의 자연과 조화로운 녹색 공원환경 조성을 위해 가로수 녹지축을 연결하고, 도심 공간을 주민참여형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둘레길을 브랜드로 가꾼다는 것이다. 둘레길은 청정 산소길을 겸한 수원화성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흙길, 풀길, 돌길 등 자연 형태를 유지한 자연 친화적이고 지역 친화적인 소재다. 천연자원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그대로 보존하면서 걷는 길을 활용하는 것이다.

둘레길은 수원을 대표하는 웰빙 길이 돼야 한다. 단순히 걷는 데만 좋은 길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야 한다. 광교산 등산로와 하천변 도로의 녹지축은 생태공간을 걷는 자연적 측면 외에 길을 걸을 만한 가치를 가진다.

시는 우선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는 산림생태환경 보전 관리를 위해 관내 주요 산에 훼손지 조사 등 자연환경 총조사를 시행하고 광교산 절터약수터 위 억세밭을 복원 조성해 광교산 본래의 모습을 제공하는 한편 광교산에 생태둥지관을 조성, 시민들에게 생태보전 및 체험의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시의 둘레길 조성은 서둘수록 좋다. 주 5일제 시행 등에 따른 시민들의 여가문화 확충차원에서 이런 시도는 바람직하다. 물론 타 지자체가 한다고 모방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성공할 수 없다. 경기도의 수부 수원시는 효원의 도시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제주도 올레길을 능가하는 명소가 될 수 있게끔 알차게 가꿔 주길 당부한다. 다만, 둘레길 조성과정에서 자연훼손이 있어서는 안 된다. 둘레길이 명성을 얻으려면 콘텐츠가 충실한 자연 그대로의 프로그램 개발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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