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이는 평소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학교에서는 성실한 모범생이었다.

일단 창조오행 중 외적창조(방광水-심장火-담木-폐金-위장土)에 입각한 문진을 하였는데별 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진료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데 아버지께 섭섭했던 일들과 불만을 토로 한다는 점이었다. 동혁이는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다.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자수성가를 한 타입으로 나약한 아들을 항상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그저 아들 노릇, 아버지 노릇을 잘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여긴 나머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만 것이다.

아버지와의 갈등은 동혁에게 심장병의 원인이 되었고 그것이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 으로 진단 되었다.

이런 문제가 과연 약만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동혁에게 아들이 아버지를 다스리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삼고초려

유비가 공명을 찾아 삼고초려한 이야기, 유비가 죽기 전에 공명에게 어리석은 아들을 부탁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공명이 2대에 걸쳐 진정으로 유비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하였듯이 아버지가 네게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버지를 다스리는 것이다.

유비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 공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공명을 청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으며 그 후 극진하게 모셨다.

그것이 공명을 위하고 유비 자신도 위하는 길이었다. 이것이 지극한 다스림이다.

너도 아버지를 진정한 아버지로, 윗사람으로, 가장으로, 후원자로, 인생의 선배로서 잘 모시는 것이 결국은 네가 혜택을 받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고 잘 하는 것이 너를 위하는 진정한 길이다.

●부모-자식간의 원리

어머니는 못난 자식에게 더 잘 해주며, 아버지는 자신보다 잘 난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이치다.

아랫사람이 먼저 자기의 위치와 원리에 맞는 언행을 하였을 때 좋은 결과가 있는 것이다.

상담이 끝난 후 아이를 보니 표정이 한결 온화해지고 공손해진 느낌을 받았다.

동혁이 체질에 맞는 성장한약과 성장패치를 처방하였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시금치, 호박, 오이, 브로콜리, 피망, 말린 새우, 멸치, 정어리, 사골, 우유를 200~400cc 매일 마시게 했다.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에 왕성하게 분비가 되니, 늦어도 12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권했다.

임상에서 보면 침과 약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병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도 의료행위 중 한가지 이다. 겉으로 보여 지는 증상뿐만 아니라 속으로 감추고 누구에게 말 못할 상처도 들어주어야 진정한 치료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