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찬수 수원부동산이야기 대표
전세집을 구하지 못해 일주일에도 몇 번씩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거나 퇴근후면 부동산을 이곳저곳 방문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대부분은 신혼집을 구하는 사람들이거나 전세가 만기되어 올라간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조금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전세를 놓았던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전세집을 구하는 경우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전세의 월세화 추이 및 대응과제”보고서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제도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최근 몇 가지 구조변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역세권 소형평수 아파트 위주로 전세는 줄고 월세는 늘고 있다. 전세나 월세를 임대하기 쉬운 중소형 주택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국내 대형 건설업체와 일본의 전문화된 임대사업자 등이 임대주택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월세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지난 60년대 20% 중반이었던 금리가 2000년 이후 5%대를 유지하면서 은행보다는 부동산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로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인구구조의 변화 역시 중소형 임대주택과 월세 수요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에 육박하면서 향후 주택가격의 하락이 예상되면서 젊은층들의 주택매수 기피와 임차선호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들로 본다.

얼마 전 정부에서는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상향조정하고 대출금리를 인하해주었지만 그 이익을 고스란히 임대인에게 돌아갔다. 전월세 상한제가 이번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번 정책 역시 세입자에게 독이될지 약이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임대인위주의 현 시장에서 시행이 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임차인이 득을 보겠지만 임차시장의 질적인 면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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