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윤 유앤아이 재무컨설팅 팀장
Q. 경기도 용인 보라지구에 사는 K(31)씨는 올해 결혼 4년차로 회사원이다. 부인도 직장을 다녀 맞벌이하고 있다. 월수입은 부부 합산 450만원 정도 된다. 신혼생활은 부모의 도움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했다. 은행 돈 2600만원에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아 보증금 3800만원의 국민임대주택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재산 형성이 안 된 상태에서 무계획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빚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앞으로 새 전셋집으로 이사해야 하고 자녀 출산에 노후준비까지 돈 들어갈 일이 많아 가슴이 답답하다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A. K씨네는 자산보다 빚이 많은 어려운 형편인데도 여러 재무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재무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 먼저 분수에 맞게 씀씀이부터 줄여야겠다. 한동안 부어오던 적금을 깨 그때그때 아쉬운 대로 써버리는 것은 바람직한 생활인의 자세가 아니다. 그다음은 마이너스 통장의 빚을 꿔나가는 일이다. K씨네는 마이너스 통장을 계속 쓰면서 1~2년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만들어 상환하려 하고 있다. 잘못된 생각이다. 목돈을 만든 동안의 이자수입은 기껏해야 세후 연 4% 내외고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자는 연 9%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저축 여력을 최대한 마이너스 대출을 갚는 데 동원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내 집 마련이든 노후준비든 다음 목표를 공략하도록 하자.

● 대출금 상환

맞벌이 부부는 외벌이에 비해 생활비 지출에 너그러운 편이다. K씨네도 예외가 아니다. 과도한 생활비를 줄이고 매달 70만원씩 붓는 정기적금과 펀드도 해약해 적극적으로 대출금부터 상환하길 권한다. 매달 190만원씩 이자가 비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갚아나가면 내년 말께면 모두 상환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전세 얻을 돈 마련과 노후준비·자녀교육을 위한 저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K씨 부부는 2014년에 지금보다 넓은 전셋집으로 이사 가길 희망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을 상환한 후 집중적으로 저축하는 기간이 1년6개월에 불과해 필요자금을 준비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전세자금을 완비할 때까지 이사를 미룰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부는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어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부족한 돈은 이를 활용하면 된다. 전셋집을 마련한 후 3년 정도 저축하면 다른 대출금도 전액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보험은 현 상태 유지

보유 중인 보험은 총 5건이다. 납입 완료된 남편의 생명보험 1개를 제외하면 4개가 실손보험이다. 가계소득 대비 보장성 보험 불입 비율이 5.5%로 일반 가정의 8~10%에 비해 낮은 편이고, 부부 모두 주계약 보장금액도 충분치 않다. 다만 실손보험 특약으로 암·뇌졸중·심혈관 질환의 진단비를 보장받은 것은 다행이다. 현재 현금 흐름과 자산 상태를 감안할 때 신규 가입이 무리이므로 보유한 보험을 관리해 나가다 사정이 나아지면 추가 가입을 고려해 보자. 연금보험도 꼭 필요한 준비사항이지만 대출상환이 먼저이므로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1년6개월 후쯤 부부가 각각 가입하는 걸 검토하기 바란다. 지금 불입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경우 은퇴 후 월 200만원의 연금소득이 예상되고 여기에 개인연금까지 합치면 비교적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청약예금으로 전환

부부가 모두 청약저축에 가입해 놓고 있다. 본인의 청약저축은 42개월 동안 불입돼 있는데, 앞으로 꾸준히 납입하면 청약순위가 높아져 분양받을 때 유리하다. 부인은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어서 부인 명의의 청약저축은 당장 활용도가 떨어지지만 나중에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부부 모두 지금처럼 청약저축에 매달 10만원씩 빠짐없이 납입해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길 권한다. 무주택자를 위한 보금자리나 서울시의 장기전세 시프트가 노려볼 만한 대안이다. 청약저축 가입자로 기본적인 청약자격을 갖춘 셈이어서 어느 정도 자산을 모으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도록 하자. 새 전셋집으로 이사하려는 2014년이면 청약저축 가입 기간이 7년 정도여서 보금자리주택이나 시프트 등을 분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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