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는 지금 '여름방학' 중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의원과 보좌진은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준비하느라 더위도 잊은 채 뛰고 있다. 수원일보의 국회특파원인 여의도통신은 김진표, 심재덕, 남경필, 이기우 의원 등 수원출신 국회의원 4인을 차례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기우 의원에 이어 심재덕 의원이 두 번째로 우리의 인터뷰에 응했다.   -편집자주-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현역의원이었던 박종희 한나라당 후보를 물리치면서 수원시장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했다. 초대 민선시장을 시작으로 두 차례나 수원시 행정의 수장을 역임했던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향토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탄탄한 지역 기반과 문화원장과 시장으로서의 폭넓은 행정 경험을 갖춘 그이기에 의정활동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국회가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간 요즘, 국정감사 준비와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심재덕 의원을 8월 3일 의원회관 216호실에서 만났다.

약속한 시간보다 십 여분쯤 늦게 도착한 심재덕 의원은 주한 EU 대사를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시장 시절, 영어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승진을 시켜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심 의원은 이미 시장 시절부터 국제 감각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수원시장'에서 '국회의원'으로 옷을 갈아입은 지 두 달,  심 의원은 "적응이 안 된다"는 말로 국회의원이 된 소감을 표시했다. "시장이었을 때보다 구속력이 떨어져 조금은 자유분방해졌다"는 그는 "자유로운 만큼 일로 승부를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심 의원은 네 차례나 비보도를 요청하며 솔직한 심사를 털어놓았다.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검찰 기소독점주의는 옳지 않아"

심 의원은 지난 6월 국민들의 비난을 받은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심 의원은 당론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소신 투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의 미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도 국민들의 질책을 받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의 소신발언은 계속됐다. 심 의원은 "잘잘못을 떠나 당시 사건만 본다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점도 있다"며 검찰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심 의원은 지난해 수뢰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에 대해 불만을 간접적으로 토로한 셈이다.

심 의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찰도 기소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연 심 의원은 "검찰 권력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70년대는 야바위 정치판, 군사정권 폐해 극복해야"

민선 수원시장을 역임한 심 의원은 인터뷰 내내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와 연임 제한 폐지 등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평소의 소신을 피력했다. "자치단체장은 당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고 밝힌 심 의원은 "공천을 빌미로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의 발전을 막아온 측면이 없지 않다"며 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현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우선 정체성 논란과 관련 "군사정권의 폐해가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날카로운 공격을 예고했다. "70년대는 말 그대로 시장판 야바위 정치였다"고 밝힌 심 의원은 "권총으로 시작한 정치가 올바른 민주주의의 발전을 막았다"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심 의원은 또 "지금은 경제보다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라며 더욱 강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서도 수도권 과밀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내가 야당이라도 행정수도 이전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라고 전제한 심 의원은 "지금 지방이 너무 주저앉았다. 지방자치도, 경제도 모두 주저앉았다. (행정수도 이전을)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야당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심 의원은 지역개발과 관련 '수원시 광역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오산, 화성, 수원은 원래 문화가 같다"면서 "그 동안 개발이 낙후된 화성을 개발하면서 수원시 광역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현재 수원시가 추진하는 이의동 개발 방식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의동 지역에 2만 세대가 들어서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은 향후 환경, 교통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밝힌 심 의원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질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현재 수원시의 개발 방식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뻥튀기 그만해야"

또 최근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을 가지고 뻥튀기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언론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했다. 이어서 "언론과 정부 모두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제한 심 의원은 "현재 대통령은 코너에 몰려있다. 언론과 정부가 자신만의 논리를 펼 것이 아니라 무엇이 보다 국익에 부합하는가를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인터뷰 전문은 2개의 별도 기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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