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경기부양 의지 상징적 표명..."실제 효과는 미지수" 비판 목소리도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이 2일 에어컨, 골프채 등 24개 품목의 특별소비세 폐지를 골자로 한 특별소비세법 중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1일 재경부와의 당정협의에서 나왔던 소득세율 1% 포인트 인하와 일부 품목의 특소세 폐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 2004년 세제 개편안에 대한 입법적 후속 조치이다.

   
▲ 김진표 의원 ⓒ 김진석
법률안에 따르면 공기조절기, 골프용품, 레저용품, PDP TV, 녹용, 로얄제리, 방향용 화장품, 보석류.귀금속 제품, 고급사진기 등 24개 품목에 부과됐던 특소세가 폐지된다. 그러나 승용차와 유류,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슬롯머신, 골프장, 유흥음식점 등에 대한 특소세는 폐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정경제부와 여당은 이번 특소세 개정법률안을 정기국회 중에 통과시켜 내수와 소비를 진작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경기부양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소세 폐지로 인한 세수 감소는 약 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 어떤 품목이 포함되나?
자동차와 유류를 제외한 특소세 폐지 대상 품목은 모두 24개 품목이다. 프로젝션 TV와 PDP TV, 에어컨, 투전기, 오락용 사행기구, 골프용품, 수렵용 총포류와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등이 특소세 폐지로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사기, 촬영기, 보석, 귀금속, 고급사진기, 고급시계, 2백만원 이상의 고급융단, 고급모피와 고급가구, 녹용, 로얄제리, 향수류 등도 특소세 폐지 대상이다.

5백만원 대의 프로젝션 TV의 경우 현재 8.0%인 특소세 부과 비율이 폐지되면 33만원 (6.6% 포인트) 정도의 가격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3백만원 가량의 골프용품의 경우(특소세 14.0%)에는 46만원(15.3% 포인트) 정도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소세 폐지 의미와 배경은?
이번 특소세 폐지 추진은 소득세율 1% 포인트 인하를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함께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제 주체들의 세부담을 낮춰줌으로써 소비 심리를 촉진하는 한편 투자 의욕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감세 등 인위적 경기부양책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진표 의원 역시 지난 달 12일 CBS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감세정책은 현재 경제 여건에서는 정책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도리어 정부와 여당은 감세 필요성을 줄곧 제기해온 한나라당에 맞서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해왔다. 당내 경제통인 김 의원도 물론 당과 입장을 같이해왔다.

   
▲ 김진표 의원 ⓒ 김진석

 

 

▲다른 정당과 시민단체의 반응은?
이런 정부 여당의 정책 전환에 대해 일부에서는 세수 부족과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제 전문가들 역시 감세 자체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감세 포퓰리즘'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1일 성명을 내고 "이번 감세정책은 고소득층에 주로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진표 의원은 "정부의 강력한 경제살리기 의지를 피부에 와닿도록 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안을 일부 수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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