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대농업의 시발점인 수원은 배추의 속살 '고갱이' 처럼 영농 근대화와 농촌자립의 뿌리라 할 수 있다. 이곳에 전통의 자부심과 미래 먹거리의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기술 농업의 산실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의 의욕 넘치는 기술 영농의 현장을 짚어본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임재욱 원장

꾸밈없이 소박해 보이는 얼굴에 영농의 자부심으로 단련된 영락없는 농투산이 모습이다. 경기도농업기술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임재욱 원장의 첫 인상이다. 

여느 농부 처럼 바지 걷어 올리고 팔 걷어 부친 채 땀 흘리는 모습은 아니지만  농촌진흥청 공무원으로 시작해 지금껏 열정 가득 영농 기술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경기농업의 자부심을 과시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땅 한 뼘없이 묵묵히 영농 현장의 지킴이로 살아가고 있는 임차농들의 아픔과 희망을 노래하고, 일하고 싶어하는 장애인들의 소득 보장을 위한 기여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임원장이 추구하는 '농촌복지'는 그리 대단하지도, 빛나지도 않는... 먼 훗날 우리가 새롭게 기억하고픈 아름답고 행복한 그곳이 여기 수원에서 또다른 미래 농업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창출에 적극 나서는 등 아름다운 사회기여 활동을 전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국민소득3만불 시대는 ‘농업복지’ ‘농촌복지’가 도래하게 되는데 이러한 시대상황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운영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면 실질적인 ‘농촌복지’를 구현 할 수 있다. 또 하나 농기원에 ‘농촌복지과’를 조직해 궁극적으로 더불어 함께하는 ‘복지농촌’을 만들고 싶다. 실천적으로 장애인들에게 근로의지를 고취해  이를 토대로 장애인들이 일정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즉석도정기’를 이용한 일자리 창출이다

-일선 농가의 소득 증대사업에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일선 농가에 아직 남아있는 패배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품종 개발 보급, 기술개발, 판로개척 등 생산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실제적으로 농촌자원을 활용한 농가맛집 활성화를 검토 할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정보화기술 융합이 필요하다. 이를 적극 지원 해야 한다 이것이 궁극적인 1차산업인 농업이 3차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방편이다.

-서울 농생대 부지로의 농기원 이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농기원의 기본 입장은?

농생대부지 4만6천평규모에 경기 농업의 역사성을 계승하고 싶다. 입지환경과 기존 건물 활용도를 세심히 검토하고 있다. 본관, 곤충자원화센터,도시농업연구소, 기술보급센터, 교육센터 등 이전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인근 탑동 부지에 있는 기존 시설도 인수 받아  2015 경기도 농업이 대한민국 농업을 계승 선도 한다는 창의적 목적을 실천하고 싶다.

-최근 시험연구사업을 대상으로 평가회를 개최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평가기준이 특별하다. 일반적으로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언제 '활용'할 수 있느냐를 중요시 한다. 또 하나 뚱딴지 같은 연구도 하고 있다. 이런 연구도 어느 때에는 필요한 기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건수는 올해만 29건을 출원했다. 특히 올해 역점사업 중에 주목을 받고 있는 성과가 있다. 일반적인 벼 재배농가에서는 밑거름, 가지거름, 이삭거름 등 보통   2~3번 논에 비료를 줘야 가을에 안정적인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는데 농업인의 고령화로 이에 대한 노동력 절감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비료사용법을 새롭게 바꾼 혁신적인 비료를 개발해 산업화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식물공장 설립 기술 개발이다.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 국가들이 호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카타르가 적극적인 기술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농기원은 기술이전료로 28억원을 요구해 협의 중에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육성한 장미 신품종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장미의 경우 우리농가가 해외품종을 재배할 때 사용료(로열티)를 1주당 1,000원씩 지불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자체 육성한 장미 신품종을  육성하여 농가에 120만주를 보급하여 로열티를 경감했다.

또 에콰도르, 콜롬비아, 케냐 등 해외에 딥퍼플 등 5품종 78만주를 판매하여 역으로 해외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에서 재배가 쉽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좋은 품종을 계속해서 개발하여 보급할 계획을 갖고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이다.

-경기도에서 육성한 국화 품종사업 또한 많은 성과를 보였다.

경기도 육성 국화품종이 전혀 없다는 농가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육종사업을 추진하여 현재‘드림워터’등 18종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여름고온과 겨울 혹한에서도 꽃이 잘 피고 재배하기 쉬운 품종을 개발하여 농가에 713만주를 보급했다. 우리원에서 보급된 국화는 2010년부터 4품종 52만주를 일본에 수출하여 농가소득향상에 기여했다.

-선인장은 국내에서 경기도가 재배면적이나 수출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수출 성과와 현황이 궁금하다?

수출용 접목선인장은 우리 품종을 이용하여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수출한 대표적인 화훼 작목으로 농업기술원에서는 매년 4품종 정도의 수출용 접목 선인장 신품종을 육성하고, 3만주 정도의 신품종 종묘를 농가에 보급하여 농가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250~300만$ 정도의 선인장을 매년 3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근래 곤충이 신소득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업기술원에서는 곤충자원화 센터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있다. 곤충산업 생소하다?

우리원에서는 곤충산업 저변확대와 블루오션 시장창출을 위하여 금년 3월 농림수산식품부 천적곤충산업육성 분야에 응모하여  최종 선정되어 총 5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금년부터 2014년까지 곤충자원화센터를 건립 할 예정이다. 현재는 곤충농가 육성을 위하여 곤충산업 아카데미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소비자와 곤충농가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곤충농가 사육시설개선지원을 통하여 사육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아울러 파주, 연천 DMZ 접경지역의 소득화 유망곤충 28종을 선발해서 산업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길앞잡이, 대벌레 산업화 기술을 개발하였고, 특히 대벌레는 지난 10월 25일 경기도산업곤충연구회 농가에 1,500마리를 분양하고 기술을 전수하여  좋은 효과를 얻었다.

-경기도 농업 현황과 특징은 무엇이고 21세기 농업경쟁력 강화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지금은 농촌도 주먹구구식으로 농작하지 않는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매뉴얼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다. 경기도내 1억대매출 농가가 6천가구를 상회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2만가구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경기도는 근교 농업이 발달해 농업에 대한 사회간접시설이 잘 갗춰져 있다.

다만 도내 농가 가운데 임차농이 70%에 달하고 있다. 화훼농가는 90%에 이를 정도로 임차농이 많은 점이 걱정이다. 수도권이다 보니 땅 값이 비싸 자가 농지경작이 어려워 대개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고 있다. 이 대책으로 도를 비롯해 일선 지자체가 특화작물 재배를 위한 농업단지를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농업전문 인력도 육성을 위해 전문화된 교육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업 현장중심의 맞춤교육과 수지 맞는 농업경영 교육 추진하기 위하여 경기다산삼농대학 136명이 지난 6일에 졸업하였는데 참여자들의 호응도가 상당높아 내년부터는 학과와 인원을 더 늘려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경기평생농업교육 기능강화를 위한 교육시설, 합숙시설 등을 갖춘 경기농업기술교육센터를 신축해 내년부터는 귀농·귀촌교육, 저개발국 농업교육, 품목별 교육, 농기계 교육 등을 추진 할 계획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귀농인구가 얼마전 1만명을 넘어섰다. 농기원이 추진하고 있는 ‘귀농귀촌’사업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귀농귀촌 교육의 메카가 되고 싶다. 다만 경기도는 귀농 보다는 ‘귀촌’에 역점을 두자는 생각이다. 귀촌에 ‘복지’개념을 도입해 보고 싶다. 지금까지 귀농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교육을 이수하면 막상 귀농처로 경기도가 아닌 타지역으로 귀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경기도에서 농사짓기에는 땅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기술교육을 통한 ‘귀촌교육’에 주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농사는 정직하다. 단 시일내에 목적을 달성 할 수 없는 게 농업이다. 그래서 특별히 교육커리큘럼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 2주간 단기간 교육일정 이다.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특히 깊이있게 검토하고, 농사를 쉽게 보지 말고, 귀농 후 동네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조언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경기 농업인들에게 전하는 희망 이야기는?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는 바로 우리가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FTA 등 주변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농업은 이 어려움을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단히 노력하고 열심히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다.

특히 개방화시대 경쟁력은 기술이다. 연구와 지도를 통해 농업선진국의 기술 수준으로 발전시켜 최고의 경기농업을 만들어 나가는데 전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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