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선조들의 아름다운 사적이 있는데도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밝지 못한 일이요, 알고 있으면서도 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질지 못한 일이다.’ 홍재전서에 나오는 글이다. 균형 잡힌 공부, 치밀한 책읽기, 창발적인 학습이 중요함을 정조는 일찍이 밝혔다. 교양과 식견을 북돋우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수원포럼' 강좌가 지난 24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서른한 번째로 열렸다. 이달에는 '관광산업은 희망산업입니다'라는 주제로 한국관광공사 이 참 사장이 강사로 나섰다. 독일출신 귀화인으로 공기업의 사장을 맡은 최초의 인물이다. 이름부터가 관심을 끈다. 첫 이름은 ‘한국을 돕는 다’는 뜻으로 이한우(韓佑)에서 ‘이참에 동참한다’는 뜻의 이 참(參)으로 개명한 그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35여 년을 한국에 산 독일제 순한국인이다. 이날 한국어를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의 매력은 기(氣), 흥(興), 정(情)이라고 풀어가면서 '관광하기 좋은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면서 고부가가치산업인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천만 관광시대의 비전을 제시했다. 수원은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매력 있는 도시다. 국내관광산업의 수장인 그의 해박한 관광철학이 ‘수원을 관광도시’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조언이 돋보인 강의였다. 진지한 눈빛으로 강연을 경청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정조의 길, 그곳에서 정조가 그리고자 했던 세계가 펼쳐지고, 정조 관련 다양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도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듯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나라다. 수많은 스토리가 관광 상품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가 관건이라며, ‘삼관오림’을 강조한다. 관찰, 관심, 관계의 삼관과 떨림, 끌림, 어울림, 울림, 몸부림 등 오림을 꼽는다. 이런 요소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이다. 음양오행에 부합되는 관광이론이다. 지난해에는 외국관광객 증가율이 연평균 12.4%로 1,113만 명 시대를 열었다.

매달 열리는 수원포럼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인물들이 다 거쳐 갔다. 강우현 남이섬 대표, 진대제 전 장관, 홍수환 세계권투챔피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최재천 교수, 김미화 코미디언, 고은 시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이다. 혁신경영, IT산업, 환경, 생태학, 유모, 중소기업, 문화, 예술, 관광 등 주제도 다양하다. 흔히 포럼은 재미없고 지루하게 여겨지는 행사로 인식되어 왔다. 헌데 수원포럼은 그렇지 않다. 먼저 강사가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각 분야의 베테랑들이기에 그렇다. 고액 강사료도 그렇지만 강의섭외가 어려운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대중매체를 통하거나 베스트셀러로 인지도가 높은 강사진들이다. 포럼장소가 공직자들이 근무하는 ‘시청대강당’이라는 부담이 되겠지만 청장년 세대와 지역원로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면 좋을 듯싶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제 알고 있는 지식은 오늘은 써먹을 수 없을 정도가 아닌가. 식견 있는 저명인사들의 강좌를 들으면서 교양을 쌓고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도 삶의 지혜다. 강의로만 끝내지 말고 질의?토론하는 기회를 주어 수원포럼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참여한 이들이 깊은 감동을 받게 하면 좋겠다. .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경험한 것을 다시 생각하고 되돌아보면, 지적 능력이 높아져서 어제 몰랐던 것을 오늘은 알게 되고 내일 다시 생각하고 되돌아보면 또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정조실록에 있는 글이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인사들이 자신의 직책 안에서 부딪쳤던 문제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또는 좌절했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큰 울림을 주기에 족하다. 진정한 창의력은 현장에서 수확하고 뿌리내릴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가능하기에 이들의 이야기는 값질 수밖에 없다.

수원포럼은 중앙의 명사들뿐만 아니라 수원의 명사들도 즐겨 서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수원이 걸어온 발자취를 당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실천했던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하기에 그렇다. 힘들고 지칠 때, 강사들을 통해 보다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고 내 꿈에 힘이 생길 수 있고 미처 알지 못했던 편견도 깨질 수 있다. 매달 한 번씩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원포럼은 수부도시-수원의 소중한 지적인프라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을 밝고 착한 쪽으로 이끄는 힘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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