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 평동(동장 이병규)은 20일(음력 정월 11일) 평동 벌말에 주민 80여명이 모여 올 한해 마을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도당굿을 열었다.

경기도 도당굿 보존회(회장 조광현)주관으로 열린 이번 도당굿은 조광현 당주의 집에서 당주굿을 시작으로 서낭기를 앞세우고 마을을 한바퀴 도는 돌돌이를 한 후 당안으로 들어가는 순서로 진행됐다.

평동 벌말 도당굿은 오랜 기간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굿이다. 정월에 일찍 굿을 함으로써 일년 동안 마을에 닥치는 화(禍)를 피하고자 하는 무속적인 사고와 함께, 정월은 보름이 지나면 그 해의 농사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풍년이 들 것을 염원하는 정성으로 마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나와서 한바탕 축제의 마당으로 펼쳐지던 대동의 굿이었다.

벌말 도당은 원래 초가로 되어 있었으나 6·25 전쟁 당시 파괴가 된 것을 당시 선경직물의 사장인 최학배씨(작고)가 사비를 들여 보수했다고 전해진다.

평동 벌말의 도당에서는 신라 경순왕인 김부대왕과 안씨부인을 모신다. 시흥시 군자동 구준물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2월이 되면 서낭님을 군자봉에서 내려 모시고 주변 마을을 유가로 도는데 이때 평동 벌말까지 오신 구준물 서낭님이 이 곳에서 쉬고 가셨다고 해서 그때부터 마을에서는 당을 짓고 김부대왕을 모시고 구준물의 작은 서낭이라고 불렀다.

벌말 도당굿은 원래 정월 초에 길일을 택하여 굿을 하던 것을 현재의 주무(主巫)인 조광현씨가 굿을 맡으면서 음력 정월 11일로 날짜를 정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굿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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