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수원청소년문화센타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커뮤니티댄스(Community Dance)”라는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세미뮤지컬 형식의 공연 이었는데, 남녀노소는 물론 다수의 장애인들까지 각계각층의 관객 등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했고 공연이 끝났을 때는 함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최근 무용계에 떠오르는 화두인 커뮤니티 댄스는 일반인이 안무가와 함께 직접 무용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며 전문적인 무용교육을 받지 않고 사회적으로 공통분모를 지닌 일반인들이 춤을 통해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공동체 안에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활동을 의미하고 있다.

“아하”의 마을 프로젝트의 일환인 이번공연 “이것도 춤이다.”는 수원의 행궁동과 인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재학생인 4명의 안무가와 3개의 커뮤니티, 하나는 60세를 바라보는 중년의 수원화성관광 여성해설사 두 분과 또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타 휠체어 장애인을 포함한 네 분 그리고 수원 율현중·고교생들이 다수 출연한 지역 밀착형 작품이다.

요즈음 TV만 틀면 등장하는 인기절정의 아이돌 가수들처럼 화려하지도 않은 평범한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커뮤니티들은 교복을 입은 채로 입시에 시달려온 그들의 몸짓을 통해 어르신들이 10대 청소년들을 마냥 철이 없고 버릇없는 아이들로만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춤을 통해 마음껏 끼를 발산 했다.

또 관광객을 위한 해설사들은 해설을 춤과 함께 하면서 흥미와 주목을 받았으며, 어렸을 적에 학교운동장에서 뛰어놀던 고무줄놀이와 율동 또한 확실한 춤이라고 선보였고, 특별히 휠체어장애인을 포함한 네 분의 장애인 커뮤니티들은 불편하고 어색한 몸짓 을 진정한 춤으로 승화시키면서 누구에게나 춤을 출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표현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박수와 찬사를 받았다.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영화든 연극이든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전문적인 연극이나 무용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던 어린학생들 중년부인들과 장애인들의 멋진 작품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지금 숨 쉬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진짜 춤이며 누구나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설 수는 있지만 용기가 없어 무대에 서지 못 하거나 않을 뿐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필자는 이번 공연을 보면서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커뮤니티 댄스가 전문적인 무용교육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 지역주민과 전문가인 안무가들이 만든 작품이라면 노인 장애인 노동자 그리고 평범한 지역주민이 배우가 되고 프로 정치인들이 안무를 담당하는 정치를 소재로 하는 커뮤니티 폴리시 댄스(Community Policy Dance)를 한번 제안하고 싶다.

새로운 정부가 출항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통치권자나 여당은 국민들에게 볼멘소리만 듣고 있고, 또 야당도 발목만 잡지 말고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배우가 되어 대통령이 총감독을 맡고 여야 국회의원이 안무를 맡는 “이것이 국민에게 행복 주는 춤의 정치다.” 라는 작품을 만든다면 정치인들이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해법을 찾는 명작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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