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6월이 시작되고, 어제는 현충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현충일을 그저 달력에 빨간 날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이 시점에서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고 있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지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풋풋한 연둣빛 신록을 머금은 5월이 자신과 자신의 주변인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가정의 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짙어가는 6월은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게 하는 ‘호국보훈의 달’ 이라 하겠다. 사전적으로 ‘호국(護國)’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고, ‘보훈(報勳)’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결국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된 유공자와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예우하여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달이라고 하겠다. 6월6일이 ‘현충일’이고, 6월 25일이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던 ‘6·25전쟁’의 날인것을 보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것이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역사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아무리 강한 힘이 쳐들어와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여 나라를 지켜왔다. 멀리는 수·당의 침략에서부터 몽골인과 왜구에 이르기까지 930여 차례의 숱한 외침을 우리 조상들은 줄기찬 저항으로 이들을 물리쳤다. 우리는 20세기 초에도 일제에 의해 36년 동안 나라 잃는 설움을 겪어야 했으며,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민족끼리 동족상잔의 비극과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일제하에서는 독립을 위해 머나먼 타국까지 전전하며 독립투쟁을 펼쳤고, 6·25전쟁 당시에는 신생국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쳤다.

‘호국 보훈의 달’은 이처럼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넋을 추모하고 우리의 애국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제정한 달이다. 수원보훈지청에서는 6월 한달 간 여러 가지 홍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호국보훈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선 진로소주 이천공장에서는 두달여 간 국가보훈의 상징인 ‘나라사랑 큰나무’를 부착한 소주를 2천만병 생산하여 전국에 배포 할 것이다. ‘나라사랑 진로소주’ 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기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위로와 격려, 감사의 뜻을 담아 매 년 시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대형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기 전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CF가 방영되기도 하고, 전국 커피체인점의 대형 PDP에 나라사랑 광고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대 국민 홍보를 통하여 전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도모하고 보훈문화를 범국민적으로 널리 선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 호국보훈에 대한 인식이 다소 변하기는 하였지만 나라를 지킨다는 본래의 뜻은 변하지 않고 있으므로 6월 한 달만이라도 그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국가유공자나 유족에게 따뜻한 관심과 위로를 보내보자. 그리고 국립묘지나 가까운 현충탑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그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 보자. 또한, 이 땅을 살아가는 국민의 기본으로서 현충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현충일 하루라도 조용하고 경건하게 지내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서 타인과 공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라사랑이며 호국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자신의 안위를 접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의로운 삶들을 살았던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뿌리 내릴 때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음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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