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들이 평소 존경하던 왕이나 귀족,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후원인을 위해 곡을 작곡하고 헌정하는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 작곡됐다고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이나, 사랑하는 신부 클라라를 위해 결혼 전날 바친 가곡집 26곡 중의 첫 번째 노래 '헌정'이 대표적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김대진)의 다섯 번째 차이콥스키 사이클의 연주곡에서 연주되는 교향곡 제4번 역시 차이콥스키가 실패로 끝난 짧은 결혼생활 후 우울함에 지친 자신을 경제적으로 원조하였던 폰 메크 부인에게 바친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 스스로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열정적이면서도 애상에 젖은 선율, 외로움이 느껴지면서도 행복을 찾아 한걸음씩 나아가려는 의지를 복합적으로 선보이며, 작곡가 특유의 방식으로 클라이막스에 다다르는 명곡이다. 차이콥스키의 6개의 교향곡 중 제5번과 함께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교향곡 4번 직전에 작곡된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발레 음악의 대표작이자 차이콥스키의 인지도를 크게 높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의 안정적인 지원 속에 작곡활동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발레모음곡 중 가장 유명한 '정경'과 '왈츠'가 연주된다.

함께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3번은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성으로, 일반적으로는 잘 연주되지 않는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차이콥스키의 마지막 해인 1893년 작곡됐다. 

애초에는 교향곡으로 구상됐다가 피아노 협주곡으로 재탄생한 이 작품의 출판을 차이콥스키는 생전에 보지 못했다. 마지막 협주곡으로 기록된 이 곡을 피아니스트 김진욱이 수원시향과 협연한다. 2012년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인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한 후,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로부터 '연주 그 자체가 승리'라는 극찬을 받은 김진욱은 얼마 전 '2013 피스앤피아노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10월 22일(화) 오후 7시 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입장권 R석 2만원, S석 1만원, A석 5천원. 예매 및 문의 수원시립예술단 홈페이지(www.artsuwon.or.kr), 031-228-2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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