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예산편성 기준의 우선순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취약한 복지예산, 과도한 국방비 편성을 되풀이 할 것인가."(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국가재정 건전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쪽으로 예산 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

3일 열린 국회 재정조세연구회(대표의원 김진표 김정부)의 '2005년도 나라살림의 주요 내용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 예산안의 기본 편성 방침에 대해 한결 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3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재정조세연구회 토론회가 열렸다. ⓒ 민중의소리 한승호

올해부터 4대 재정개혁을 통해 국가재정 운영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겠다는 정부의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대한 여야의 목소리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민주노동당은 국가예산 편성의 우선순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열린우리당은 성장잠재력을 우선으로 한 예산 편성을 각각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올해부터 시작된 Top-down 방식(총액배분 자율편성 제도)의 제도 운영과 중장기적 예산 편성의 수립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기존의 예산 편성 체제를 준거로 해서 예산 편성이 이뤄지면서 과연 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심 의원은 "이런 식의 예산 편성은 취약한 복지예산, 과다한 방위비 예산이라는 체제를 되풀이할 수 있다"며 "예산 상한선을 미리 설정할 경우 복지예산 증액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심 의원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감세정책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여야가 공통으로 세수확대에 대한 계획은 없이 세금 깎아주는 데만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재경위에 산적한 각종 감세 법안들은 검증되지 않은 측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재정확대와 적자재정을 우려한다면 세수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소득층의 부동산, 금융채권 등 자산 소득에 대한 직접세를 늘려 조세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ECD 국가 중 직접세보다는 간접세의 비율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재 조세제도에 대한 개혁을 주장하는 심 의원에 비해 여당 의원들은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경제적 측면에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은 "국가재정 건전성과 관련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정부 예산안의 주요 분야별 재원 배분 현황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우 의원은 "재원 배분 현황을 보면 산업,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 부분은 감소하고 사회복지, 지역균형 발전 부분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적자 예산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장잠재력에 초점을 둔 우 의원은 교육을 통한 사회 계층 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교육 분야의 서비스 질 향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 의원은 "사회복지 예산을 키워주는 시혜적 분배보다는 기업 활성화 같은 생산적 복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교육제도를 고쳐 계층간 이동을 활발히 하고 가난이 되물림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 분배"라고 강조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내년도 나라 살림 어떻게 되나?


내년도 일반회계 규모는 2004년 대비 9.5% 증가한 131조 5천억이다. 특별회계를 포함한 예산규모는 7.5% 증가한 168조 2천억 수준이다.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을 합친 총지출 규모는 208조원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삶의 질 향상 또한 정부 예산 편성의 주요 과제이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의 사업에 25조 3천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지방분권, 균형발전에는 지난해보다 14.5% 증가한 36조 1천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지방재정 지원규모 확대와 귝가균형발전특별회계가 신설된다. 자주국방, 남북협력 사업에도 22조원이 투입된다. 첨단무기 개발을 위한 R&D 투자 등도 추진된다.

2004년 대비 증감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사회복지 분야다. 37조원으로 2004년 32조4천억원에 비해 14.4% 증가했다. 다음은 환경분야 4조원으로 지난해 3조5천억원에 비해 13.9% 늘었다.

내년도 나라 살림은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조치가 병행된다. 재정지출을 늘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국회 재정조세연구회는?

우리지역 김진표 의원이 대표의원을 심재덕, 이기우 의원이 회원이다. 예결산 심사라는 국회 기능에 대한 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 당에서 경제통으로 꼽히는 3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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