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이다. 하지만 나는 마냥 설레어만 할 수도 없고, 마냥 기뻐 만 할 수도 없다. 3월 26일은 천안함 사건 4주기이다. 4년 전 차디찬 검은 바닷속에서 천안함의 용사들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올 때마다 오열하는 그들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는데, 4년이란 시간 동안 그들의 이름들이 내 머릿속에서 하나둘씩 사라져갔구나 하는 생각에 드니 너무 미안하고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우리의 해군은 그날도 어김없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초계함으로 올랐을 것이다. 그들 중 대부분은 엄마의 눈에는 아직도 물가에 내어 놓은 아이 같고 한없이 어리기만 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아기의 아빠도 있었으며, 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가장인 분들도 계셨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가족이었으며 이웃이었다. 그런 분들이 바로 나를, 우리를 지키기 위하여 입대하여 훈련을 받고, 전쟁이나 그 밖의 여러 위험에 대비하여 근무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21시 22분경, 대한민국 영해 내 백령도 근처에서 임무수행 중이었던 초계함은 어뢰의 공격을 받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는 분명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그들의 공격은 이유 없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것이었다. 꽝~~하는 소리와 함께 배의 후미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고 해수가 유입되면서 배의 후미는 90°가량 기울어졌다고 하는 생존자들의 증언에 잠시나마 그때의 가슴 떨리는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이나 해본다. 우리의 군대는 최대한 빠르게 재정비하고 구조요청을 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미 심각한 희생이 발생한 이후였다.

여러 날에 걸쳐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조사와 구조를 펼쳤고, 그 과정 가운데에 안타까운 희생도 있었다. 한주호 준위님과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 그들의 숭고하고 값진 희생 또한 천안함 46용사들의 희생의 무게와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슬픈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고, 그만큼 그들도 우리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초계함 선원의 전원 생존을 간절하게 빌고 빌었지만, 우리의 46 젊은 용사들의 뜨거운 붉은 피는 차가운 바다에 뿌려져야만 했다. 그들의 못다 피운 꽃망울은 어디에서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그것은 억만금과도 비교될 수 없는 안타까운 목숨이기에 이제부터 우리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그들의 희생을 마음속에 새기고, 잊지 않으며, 국가안보의식 확립에 너 나 할 것 없이 힘을 써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그들의 보훈을 확실하게 해주어야 할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북한과의 관계를 올바를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휴전 국가임을 항시 잊지 않고 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주어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천안함의 용감한 용사들은 잃었지만, 또한 얻은 것도 있다. 사건 발생 후 국방부 내부의 보고 체계 허술 및 공식 발표 내용 번복 등 천안함 사건을 통해 발견된 정부차원 대처 능력과 또한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북한정권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여 스스로 좌초의 길을 선택하는 잘못을 일삼으며 연일 남한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하여 저항하며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럴수록 우리는 냉정을 잃지 않는 가운데 맡은바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길이 국민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 소홀히 한 건 사실이다. 앞으로 제2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우리 정부 또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안보체계를 점검하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다시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우리 국민 또한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앞으로 안보의식을 높여야 할 것이다. 천안함 46용사의 희생을 추모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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