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예총 회장
오늘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전국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삶속에 문화향유를 확산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다.

문화와 예술의 본질인 ‘창의, 창조’가 21세기 핵심화두다. 어느 분야나 국가를 막론하고 세계적인 추세다. 창조국가, 창조도시, 창조경제 등의 개념을 쏟아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정부부처가 신설될 정도가 아닌가.

20세기 대표 기업인 지엠, 마쓰시타, 모토로라, 노키아 등이 몰락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등극했다. 창조적 혁신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다. 이제 ‘창의, 창조’는 단순한 유행어나 경영기법이 아니다. 시대정신이다.

 ‘창의, 창조’의 개념은 사실 모호하다. ‘새롭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기반이 되는 능력’이라는 정의도 있지만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들은 예술에서 ‘창의, 창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예술은 의식주와 같은 일차적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아니다. 변방의 아웃사이더다. ‘창의, 창조’가 시대정신으로 부각되면서 예술이 사회발전의 주류로 자리매김 했다.

예술가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하는 예술의 시대가 아닌가. ‘창의, 창조’는 예술의 본질이다. 새로운 미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행위가 예술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모든 상품이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창조산업’이라고 했다. 예술은 창조성이 없으면 개념을 정의하기가 불가능하다.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와 적극적인 교류, 즉 경계파괴는 창조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원천이다. 예술은 경계가 없다. 마치 화폐처럼 국경을 넘나든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발원한 르네상스 예술의 특징은 회화, 조각, 건축, 문학, 음악, 무용 등 예술분야 간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경계 파괴였다. 메디치가(家)는 이런 다양한 예술장르들이 서로 만나도록 플랫폼 역할을 한 것이다. 자율성, 다양성은 창조의 중요한 원천이다.

일사불란하게 통제하거나 억압하여 획일적 사고가 지배하면 예술의 꽃은 피지 못한다. 예술창조는 아무런 대가나 목적 없이 예술 자체에 몰입하는 것, 즉 예술 자체를 위한 예술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 관심, 흥미, 몰입 등 내재적  동기 때문이다.

 예술창조는 예술가마다 천차만별이다. 예술가가 바깥으로 눈을 돌려 동시대를 이끌어가는 시대정신, 예술의 현장, 대중 등 모든 방향과 소통하여 창조적 작품을 만들어 간다.

홀로 방에 틀어박혀 고뇌하지 않는다. 밖으로 눈을 돌려 창조적 영감을 구한다. ‘전방위 통신’이다. 실마리가 되는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게 안테나를 잠시도 끄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예술가 자신의 내면과 정신을 깊이 성찰하여 창조적 예술의 실마리를 찾는 ‘내면 탐색’이다. 창조적 예술의 아이디어와 영감을 찾기 위해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경험을 샅샅이 뒤진다. 창조성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자 노다지 금광은 바로 내면이다.

  또 다른 하나는 끊임없이 도전과 실험을 통해 창작하는 ‘창조적 파괴’다. 한 자리에서 머물며 성벽을 쌓고 자기 영역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영역으로 옮겨 다니는 유목민적 DNA를 갖고 있다.

이밖에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으로 예술에만 몰입하여 창조적 예술을 만드는 ‘완전한 도취’도 있다. 이들이 살아가는 삶의 과정이 창조적 예술 그 자체다. 이렇듯 예술가들이 획득하는 창조의 원천은 저마다 다르고 다양하다.

 이제껏 우리는 모든 게 어떤 정답이 있다고 전제를 깔고 살아왔다. 하지만 ‘창의, 창조’가 시대정신인 21세기는 답을 찾는 이들보다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끊임없이 딴죽을 걸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다.

예술은 생물이다. ‘창의, 창조’는 섬처럼 우리들 사회와 유리된 별도의 세계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할수록 활성화되는 세계가 바로 예술이다.

문화융성의 시대다. ‘나’를 추구하는 작업이기도 한 예술과 함께하는 것은 바로 ‘창의, 창조’라는 21세기 시대정신을 추구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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