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 예정지와 호매실지구가 직선거리로 2km에 불과하다. 칠보산 화장장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에서 만든 시민홍보 전단지 캡쳐.


화성·부천·안산·광명·시흥 5개 지자체가 축구장 60배 규모의 공동 화장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수원 지역 주민들이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23일 화성시에 따르면 오는 2017년 말 매송면 숙곡리 일대(부지면적 36만4천㎡)에 들어설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은 등 5개 시(市)가 비용을 공동 부담해, 화장로 13기·봉안시설 약 2만7천기·자연장지 약 3만8천기 등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같이 칠보산 정상을 중심으로 호매실지구와 화성시 매송면으로 나뉘어진 곳에 화성시가 광역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하자 서수원 지역 호매실지구 주민들은 유해물질 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주민들이 입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곡동 LG빌리지 아파트 주민 정모(72)씨는 "수원시내 중심가에 살다가 수원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칠보산 자락으로 이사온 지 15년이 넘었다"며 "산(山) 공기가 좋아 살고 있는데 축구장 60배크기 화장장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이모(42)씨는 "처음엔 혐오시설을 무조건 반대만 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소 문제가 있다고 여겨 왔었기 때문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가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인구 10만명이 사는 택지지구에서 직선거리로 2km밖에 안되는 곳에 화장장을 건립하면서도 공청회 한번이 없어 주민들은 이를 전혀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논란에 화성시는 건립될 화장시설은 최신식 첨단 설비로 다이옥신 등이 허용 기준치의 10분의 1 이하로 배출돼 안전하며, 주변 지자체 주민들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할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화장시설은 화성지역 6개 마을이 경쟁적으로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님비'가 '핌피'(혐오시설은 거부하지만 수익시설은 유치하겠다고 서로 나서는 또 다른 지역이기주의. 300억원 정도의 이익이 유치 마을에 지원된다고 알려져 있다. )'로 바뀐 대표사례로 주목받아 왔다.

주민들은 오는 31일까지 서명작업을 마친 뒤,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 화장장 인가를 해 주지 말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서수원권 아파트 회장단들과 주민, 학교운영위원, 주민자치위원장 등은 화장장 건립저지 비상대책위 구성과 동시에 성명서를 채택하고 대대적인 서명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비상대책위에는 엘지빌리지, 쌍용, 휴먼시아 5단지, 가온마을3단지, 칠보마을6단지, 능실마을19단지, 거산, 신미주, 삼익3차, GS호매실아파트 회장단은 물론 상촌초 운영위원, 상촌중 운영위원 등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일부 상촌초교 학교운영위원들은 2월 개학을 앞두고 화장장 건립저지를 위한 아이들의 등교거부까지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수원 호매실지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된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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