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홈페이지 '시장님 보세요' 화면 캡쳐.

수원 칠보산 자락에 공동화장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청 홈페이지에는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끈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염태영 시장이 화장장 건립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청 홈페이지 '열린 시장실' 게시판 '시장님 보세요' 에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460건에 달하는 '화장장 건립 반대' 민원이 게재됐다 .

게시판에 글을 쓴 시민들은 이번 현안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염태영 시장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시민은 "수원시민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느냐"며 "시장이라면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어떤 대변이라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는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무시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속내가 궁금하다"며 "화장장 건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수원시장님은 수원을 버리시나요?", "수원시장은 누구의 시장이신가요?" 등의 의견과 함께 "염태영 시장 집 앞에 화장장을 지으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게시판 글을 시장님이 보시긴 하는 겁니까?", "화장장 건립에 반대하는 제 글 읽으시는 거 맞죠?"라며 열린시장실 게시판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있었다.

민원이 계속되자, 13일 시 위생정책과는 "주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우리시는 그동안 화성 화장장 사업과 관련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화장장의 근본적인 대책 필요, 화장시설 배출 유해물질 안정성 확보 등을 화성시에 공식 요청해 왔다"는 답변을 모든 글에 똑같이 게재했다.

이러한 대처에 한 시민은 "화장장 민원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민원을 올리면 5분도 안돼 바로 위생정책과로 넘어가고 있다"며 "'붙여넣기' 식의 답변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똑같이 반복되는 민원답변이 어떻게 시의 입장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기계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 민원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칠보산 화장장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민원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동화장시설은 칠보산 자락인 화성시 매송면 숙곡1리 산 12의 5일대 36만4,000㎡에 건축 연면적 1만3858㎡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화성, 안산, 부천 등 5개 지자체는 사업비 1203억원을 투자해 2017년까지 광역화장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으로 구성된 화장장 건립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경기도청 앞에서 대규모 건립반대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