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등 전국문화예술단체와 경기민언련, 다산인권센터 등 경기·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7일 수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 재논의를 촉구했다.

이날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원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현대산업개발이 300억원을 투자해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다는 것인데 그 조건으로 미술관 명칭을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사용한 것"이라며 "문제는 과정이 투명하지도 않았고, 시민의 의견수렴도 없이 염태영 수원시장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결정되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기부문화가 발달한 미국은 기업명이나 창업자의 이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 수십년 동안 매년 수백만 달러를 문화예술활동에 후원하고 있는 공로와 진정성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사례처럼 현재 판매중인 상품명을 넣는 경우는 아마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단체들은 "수원시에서 아파트 장사를 하고 있는 재벌기업의 브랜드가 공공미술관의 이름이 될 수는 없다"며 "이는 세계문화유산인 프랑스 베르사유궁 앞에 '스타벅스 미술관'이 들어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혹자는 농심이 지어주면 '수원시립 새우깡 미술관'이, 진로가 지어주면 '수원시립 참이슬 미술관'이 되냐고 되묻는다"고 꼬집었다.

최준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300억원을 기부했다고 해서 기업의 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해외에도 공공미술관에 브랜드 명칭을 붙인 사례는 없다"면서 "원점에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유병욱 수원경실련 간사는 "명칭을 놓고 원만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시가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아이파크 명칭을 조례안에 기재했다"며 "수원시가 아이파크 명칭을 넣으려면 납득할만한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소통을 말하는 시 정책과도 맞지 않다"고 했다.

한편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수원시의회 의장실과 수원시장실을 방문해 명칭 재논의 촉구문을 전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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