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 고은 시인 문학관 건립 추진에 지역 문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한국문인협회 수원시지부는 "문학계가 아닌 한국문화기술연구소와 문학관 건립 계획을 수립하는 등 문학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지역 문학인들을 철저히 배제한 수원시의 일방적인 행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인협회 수원시지부 관계자는 "고은 시인은 시에서 거처까지 제공받았지만 지역 사회에 이바지한 게 없고, 지역 문학인들과도 소통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시는 지역 문학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땅까지 제공해가며 고은문학관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노벨문학상 후보까지 오른 고은 시인의 업적은 인정한다"면서도 "고은 개인의 문학관이 아닌 나혜석, 홍성원 등 수원이 배출한 문학인들을 아우르는 수원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시지부는 3일 팔달구 장안동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원시의회 의원들도 이날 수원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새로운 땅을 제공하지 않고 현재 고은 시인이 머무는 광교산 인근 5천평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는데 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고은문학관 건립 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수원시는 지난 24일 발족한 고은재단에 팔달구 장안동 부지 2천평을 제공하고 모금 등을 통해 고은문학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원에 머무는 고은 선생의 문학을 기리고자 문학관 건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역 문학인들을 포함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의견들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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