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겨울로 접어들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19에 더해 겨울 추위까지 시작되면서 혹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이 많다.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막막해 하는 이웃들의 신음이 넘쳐난다.

어떤 이들은 지금이 1997~1998년의 IMF외환 위기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걱정한다. 8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로 격상된다.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500~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이었다. 그런데 중순부터 급속 확산돼 600명대까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수천명대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전망도 나온다. 지금의 유행 상황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음까지 더 추운 겨울이 시작됐다.

이 와중에도 훈훈한 소식들이 들린다.

미담의 주인공 가운데 한사람이 수원시 영통구 망포2동에서 ‘수누리 감자탕’을 운영하는 김태일 씨다. 그는 지난 4월부터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동을 둔 저소득층 가정에게 식사쿠폰을 매월 10장씩 지원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언제든 맘 편히 식당을 방문하거나, 포장해 집에 가지고 가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대폭 감소한 상태에서 베푸는 선행이니만큼 더욱 고맙다.

빈곤가정 어린이들에게는 ‘꿈나무카드’라는 무료급식 카드가 있지만 아이들은 이 카드를 쓰기 싫어한다. ‘빈곤 가정’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김태일 씨는 “아이들에게 ‘낙인감’을 주지 않기 위해 쿠폰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음식 포장을 통해서라도 따뜻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 마음이 아름답다. 훈훈하다.

우리 주위에는 김태일 씨 같은 천사들이 많다.

최근만 해도 세류3동행정복지센터에 동전이 가득한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익명의 시민, 지동 저소득 가정에 연탄을 배달한 민들레봉사단, 연말이나 설·추석이 되면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 슬그머니 나타나 쌀이나 생필품, 과일을 두고 말도 없이 사라지는 익명의 ‘키다리아저씨’, 직접 담근 김치 50박스를 율천동 행정복지센터로 보낸 ‘홍셰프 성대반찬가게’ 홍영남 씨, 동네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 등 수 십 명의 겨울 이불을 세탁해준 정자1동 우상만·노정미 부부,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지역주민을 위해 기탁해 오고 있는 송죽동 용영노 옹...

착은 이웃들이 있어 이 겨울이 덜 춥다. 이제 얼마 안남은 2020년, 우리 주위의 이웃을 한번 돌아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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