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원시 ‘보호종료 청년 셰어하우스 CON’이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성과공유대회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CON은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한 청년들에게 2년 동안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동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자립 활동을 지원한다. 셰어하우스 CON이 2022년 수원시 최고의 협치 정책으로 선정됐다.

만18세 보호종료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이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부모나 형제, 일가친척도 없이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받던 청년들은 만 18세(연장하면 24세)가 되면, 시설보호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퇴소해야 한다. 이른바 ‘보호종료아동’이 된다. 성인이라지만 가족의 보살핌이나 사회경험도 없이 차디찬 세상에 홀로 나서야 한다.

어린 나이로 독립을 준비하지 못한 채 홀로서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주거환경에 처한 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에 참여한 보호종료 청년 6254명 중 1637명은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보건복지부 통계도 있다.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수원시의 보호종료 청년 셰어하우스 CON 정책이 ‘시민이 뽑은 올해의 협치 정책’에 선정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어린 나이인 18세~20대 나이에 자신의 삶을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보호종료 청년들은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보호종료 청년들도 있다.

지난 8월에 “살아온 삶이 너무 가혹했다”는 유서를 남긴 19살 청년, 금전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18세 청년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러면 되겠는가. 어린 나이다. 자신의 삶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보호종료 청년들은 각종 범죄에도 노출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있도록 더욱 많은 사회적 관심과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경제·심리·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 지역에는 보호종료아동센터들이 생겼다. 센터들은 정부 지원과 기업 후원으로 운영되는데 보호가 종료된 사회초년생들이 혼자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 방송 보도에 따르면 어느 지역의 한 보호종료아동센터 대표가 청년들을 수시로 폭행,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가했다고 한다. 믿고 싶지 않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가해자는 무겁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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