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논란 끝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비록 설 이후라는 단서를 달고 감염 위험이 큰 요양시설, 병원, 약국, 사회복지시설은 의무가 유지되지만 실외를 포함한 기타 장소에서는 얼굴의 일부 가림막이 사라지게 됐다.

그렇다면 그동안 마스크에 가려 실물보다 멋져 보이는 ‘마기꾼’(마스크와 사기꾼 합성어)도, 손해 보는 ‘마해자’(마스크와 피해자 합성어)들도 자취(?)를 감출 것인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입장에 무게중심을 둔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마스크 착용자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코로나 19가 정점을 찍던 지난해 초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마스크에 관한 이색 결과를 발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상화된 마스크 착용으로 남녀 얼굴을 판단하는 기준이 착시현상을 일으킨다는 조사내용이다.

당시 연구진은 여성의 경우 43명,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린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반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게 되면 상대방 눈으로만 시선이 모이게 되는데, 얼굴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뇌가 매력적일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런 현상은 미남 미녀의 기준이 마스크로 인해 착시현상을 나타낸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 실망하는 상황도 그래서 연출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사실 마스크는 태생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마스크를 범죄자나 환자만 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테러 저항의 아이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과거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해서 더욱 그랬다.

공감 뿐만 아니다. 3년 가까이 마스트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매력도(魅力度) 또한 제고된 것이 사실이다.

그 중 특히 여자의 경우 마스크 덕분에 번거로운 화장 대신 민낯으로 다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매력이 첫째로 꼽혔다.

남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스크를 쓰면 사실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어서 그들만의 안전판(?) 구실도 톡톡히 했다.

물론 모두 신조어 '마기꾼‘ '마해자'  또 보이스피싱에 빗대 마스크에 낚였다는 실망의 표현 ‘마스크피싱(maskfishing)' 탄생의 주범이지만 말이다.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과 연구진의 조사 결과가 새삼 상기된다.

아무튼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자유스럽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이야깃 거리 말고 실질적인 우려 상황도 해소될 것으로 보여 염려 가운데 환영 분위기도 역력하다.

마스크 쓰기가 장기화 되면서 그간 영·유아와 특히 초등 어린이들의 언어발달과정 저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매우 컸다.

피해도 속출했다. 상대방 입 모양이 마스크로 가려지고 말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으면서 언어능력과 사회성을 발달시키기는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청각장애나 언어장애가 있는 성인들마저도 마스크는 의사소통 장벽이었다.

거기에 마스크 구입 비용에 따른 가계 부담도 서민들에게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환경오염 문제에 비하면 그래도 약한 편에 속한다.

1일 2000만개, 연간 약 73억개로 추산되는 1회용 마스크 쓰레기는 매립했을 때 분해되는데 450년 걸려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와서다.

그나마 태우면 고농도 환경호르몬과 온실가스도 배출된다니 그야말로 ‘애물단지’ 그 자체나 다름없어 더욱 그렇다.

급격히 확산되는 바이러스에 맞설 인류의 유일한 방편이라는 마스크. 그 불편한 진실을 남긴 마스크와의  작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개개인의 결심에 달린 일이지만 ···. 이럴 때 쓰는 말이 ‘시원 섭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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