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간 만성 악취에 시달려 온 주민들이 있다. 수원시 정자동 소재 ㈜동원F&B 공장 인근에 사는 2개 공동주택 단지 1500여 세대의 입주 주민들이다. 우유류, 발효유, 유산균음료를 생산하는 이 공장 인근 주민들은 ‘하수구 냄새’ ‘변 냄새‘ 등 지속적인 악취로 오랜 세월 심한 고통을 겪어왔다. 폐수처리장의 노후화로 인해 지독한 악취가 발생하면서 주민과 동원F&B 수원공장은 갈등은 깊어졌다. 민원이 잇따랐다. 2016년 이후 악취 민원이 무려 1400건에 달했다.

이 고질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가 나선 것은 당연하다. 수원시는 2020년 12월 이 폐수처리장을 수원시 최초로 ‘악취배출시설’로 지정·고시했다. 2021년부터 무인 악취측정기를 설치해 운영했다. 시는 악취 오염도 검사를 40차례나 했다. 악취 문제 해결을 지속해서 촉구했고 개선 권고 3회, 조치 명령 1회, 개선 명령 2회 등 행정처분을 했다. 지난해엔 위반 사실 인정 확인서, 현장 증거 사진 자료 등을 수집, 악취방지법 위반 혐의로 동원F&B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동원F&B도 2019년 고정형 자동악취 포집기를 설치하는 등 나름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악취는 계속됐고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냄새가 심해 잠을 잘 수가 없다” “집안 환기도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악취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항의도 터져 나왔다.

드디어 2021년 5월 폐수처리장 악취 개선 공사가 시작됐다. 기존 노후화로 발생하는 악취를 막기 위해 외부에 있던 폐수처리시설을 모두 지중화·밀폐화 시켰다. 산과 알칼리를 이용해 악취를 제거하는 기존 방식에 더해 강력한 산화력을 보이는 오존수를 이용해 악취물질의 분자구조를 파괴하는 공법을 도입했다. 67억원의 공사비도 모두 동원F&B가 부담했다.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40년 만성 악취에 시달리던 주민들과 수원시, 민간기업 간의 오랜 갈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이 사례는 8일 열린 ‘2023년 경기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보편적 가치를 ‘지속가능성’에 두고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자각시켰고, 시민에게는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것이 수상 이유다.

진즉에 해결해야 했지만 수원시가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문제해결에 노력한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도 악취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한 행정, 적극행정을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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