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1월 실천 공약 295개를 확정했다. 이 공약 가운데는 의료 기반 시설이 열악한 동북부 지역에 공공의료 대응체계를 구축해 도내 지역 간 의료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도 포함됐다. 이후 경기 동북부 지방정부들의 공공의료원 유치를 위한 경쟁이 가열됐다. 경기도 역시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를 구성해 공공의료원 설립 방향을 논의했고, ‘혁신형 공공병원’ 모델 개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혁신형 공공병원은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에 더해 감염병 위기 대응과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와 돌봄의 복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다.

이에 심각한 의료 위기를 겪고 있는 양주시, 동두천시, 남양주시, 연천군, 가평군 등 경기 동북부 지방정부들은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양주시의 경우 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꾸준히 공공병원 설립을 주장해왔는데 옥정신도시 내 5만5697㎡의 의료시설 부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동두천시는 제생병원 건물의 무상사용을 제안하면서 공공의료원 유치 기원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 11만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남양주시의 경우 백봉지구 내 의료시설 부지 약 3만3800㎡를 제안했고, 연천군은 공공의료원 유치활동과 기존 연천군보건의료원 승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가평군은 인구 감소로 인해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높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평군도 공공의료원 유치 온·오프라인 범군민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공공의료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기도 역시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면서 올 3분기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5월부터 7월까지 경기동북부 시·군으로부터 신청서를 받은 후 올 3분기 최종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5일 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동북부 지역의 의료체계 개선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전제한 후 “동북부권에 설치될 혁신형 공공병원은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추기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병원이 동북부에 들어서면 타 지역의 종합병원에 가기 위해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야 하는 동북부 주민들의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김 지사는 공공의료원 설립과 더불어 의료 인력 수급, 필수 의료 강화 등 종합적인 의료 체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이 말은 해결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음을 토로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해 열린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 출범식에서 “단순히 북부에 공공의료원을 설치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체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공공의료원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큰 병원과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김 지사의 말처럼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를 만들고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연을 위한 총액계약제 시행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귀담아 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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