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연화장 전경 항공사진.(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시 연화장 전경 항공사진.(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시 하동의 화장장 건립은 부지 선정부터 어렵고 험난한 고난의 길이었다. 이의동(법정동 이의동과 하동)주민들은 즉각 화장장 이전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결성,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1995년 2월 10일 이전부지가 발표되자 닷새 후인 15일 400여 명이 시청 앞 올림픽공원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도시계획법 절차에 의한 도시계획시설(화장장)이 결정되기 전 화장장 이전부지가 확정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루 앞서 14일에는 이의동 통·반장 37명이 화장장 이전 예정지 결정에 반발해 사퇴서를 냈다. 이들은 예정지 일대가 1972년부터 원천유원지로 묶여 주민들이 불이익을 겪어 왔는데 쓰레기 적환장을 만드는 것에 이어 화장장마저 들어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수원시의 일방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월 17일 또다시 이의동 청소차고지 앞에서 200여명의 주민들이 화장장 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이때 과격한 시위로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후송 후 치료를 받기도 했다. 

3월 2일엔 세 번째 시위가 시청 앞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200여명이 참여해 화장장 이의동 이전 반대를 외치는 한편 이의동지역 집단마을을 ‘자연취락지구’로 조성해줄 것과 ‘원천유원지 조성계획’을 조속 수립해 개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3월 15일 시위에는 인접해있는 용인군 상현리 주민들도 합류했다. 130여명이 이의동에 화장장건립을 절대 반대한다는 시위를 벌였다. 이때까지 4차례에 걸쳐 940여명이 집단시위에 참여하여 화장장 이전을 적극 반대했다. 

이들은 반대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632명이 화장장 이전 반대 민원과 탄원서를 1995년 2월 23일 수원시와 경기도, 감사원 등에 제출했다. 3월 2일에는 용인군 상현리 주민대표 등 1320명이 화장장 이전 반대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원시는 주민대표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여러 차례 진행해 의견 접근을 보았다.

5월 20일에는 주민대표 8인이 ‘화장장 이전 설치계획 철회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원천유원지내 기존 가옥 양성화와 신개축 허용, 이의동 종합개발계획수립 개발 요청, 화장장 이전시 공해발생 유무 등 상세한 자료를 요구했다.         

수원시는 그동안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종합해 이의동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의동 11개 자연부락을 ‘자연취락지역’으로 지정 개발 추진 ▷원천유원지 조성계획 수립 용역비로 1억원을 확보해 추진 ▷자연부락에 상·하수도 시설공사 추진 ▷마을 진입도로 6개 노선 6400m 개설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화장장내 장례식장 운영을 마을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요청한 건에 대해서도 ‘지역주민대표회의 공동명의’로 하여 법적절차에 의거 요청하면 수원시의회의 승인을 거쳐 마을에 위탁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원시는 1995년 3월 27일 화장장 이전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화장장시설 신축공사 설계 작품 공모’를 실시했다. 장례식장, 화장장, 봉안당 등은 ‘도시미관을 저해하지 않아야 하고,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하며, 효를 상징하고, 웅장하고 엄숙한 조형미를 갖추고, 또한 편리하고 거부감이 없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초현대식의 시범적인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는 설계공모지침을 제시했다.

응모기간은 1995년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였고, ‘당선작’으로 기본계획안을 채택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1995년 4월 6일 응모 마감 결과, 총17개 건축사무소에서 응모,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원활한 행정추진을 위해 1995년 5월 19일 작품심사위원 16명을 위촉했다. 심사위원은 수원시에서 수원시장을 포함 4명, 수원시의회에서 수원시의회의장과 시의회 보사경제위원회위원장과 교수, 이의동 주민대표 등이 위촉됐다. 

수원연화장 배치도.(자료=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연화장 배치도.(자료=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화장장 설계공모작품 심사과정에서 민선 제1기 시장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작품선정 절차가 연기됐다. 1995년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민선1기 수원시장에 심재덕 후보가 당선되자 중단되었던 화장장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계기를 맞게 된다.

수원화장장 설계공모작품 심사는 1995년 9월 26일 비공개로 실시한 결과, 진우종합건축사무소 김동훈 건축사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김동훈 대표는 “수원연화장의 정신은 바로 사람이었다. 죽은 사람도 위하고 산 사람도 위하는 건축이 되도록 노력 했다. 수원연화장은 ‘사람의 형상’을 본떠서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주변 지역과의 친근성, 개방성을 도모하였으며, 도시의 중심시설로서 환경 친화적인 종합장사시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1월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갔다. 설계는 장례식장, 화장장, 봉안당 등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가 마무리 되자 경기도 지방설계심사위원회의 설설계심의를 거쳐야 했다. 이어 1996년 2월 ㈜대우건설이 시공업체로 선정됐다. 

시공을 위한 설계에 착수해 수원시 연화장에 대한 실시설계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완료하고  드디어 1997년 12월 31일 수원시 연화장이 착공됐다. 1998년 4월 공사용 진입도로가 완성되어 2000년 8월 8일 공사비 355억원을 들여 착공 3년 만에 수원시 연화장이 준공됐다.

수원연화장 유택동산 위령탑.(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연화장 유택동산 위령탑.(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시 연화장은 최첨단 화장시설로 무연무취, 상시 공해가스 첨단감시시스템을 채택함으로써 이후 전국에 종합장사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에 따라 수원시는 장사문화 선도도시가 됐다.

수원연화장은 ▷추모의집(봉안당)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산골장 ▷위령탑 등이 들어섰다. 화장로 9기, 유족대기실, 분골실, 안치실, 분향실 등을 갖추었다. 

2002한국건축문화대상 상패.(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2002한국건축문화대상 상패.(사진=진우건축 김동훈 대표)

수원시연화장은 ‘종합장사시설’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받았다. 

2000년 12월 13일 ‘대한민국환경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2한국건축문화대상’을 2002년 11월 22일 받았다. 

2009년 5월 29일 고 노무현 전대통령 국민장이 치러졌으며, 2012년 5월 27일에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이해 추모비를 수원연화장 경내에 세웠다. 

2010년 4월 24일에는 수원연화장에서 천안함 희생장병 6명의 화장식이 거행됐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안산지역 희생자 208명의 화장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 시설을 지은 심재덕 시장도 사후 여기에서 화장되어 장례를 치렀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추모비. (사진=진우건축 대표 김동훈)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추모비. (사진=진우건축 대표 김동훈)

수원연화장은 제20대 이상룡 시장의 혜안과 민선1기 심재덕 시장의 굳은 의지로 건립됐다. 

특히 ‘님비’ 풍조를 모범적으로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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