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를 다녀온 지 1개월밖에 안 된 수원시의회 의원을 비롯해 의회 사무국 직원 등 60여명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제주도의 특급 호텔로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또, 연수 일정 가운데 한라산 등반과 같은 관광성 일정도 포함되는 등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시민의 세금으로 관광성 연수를 다녀온 것 아니냐며 의회 연수 프로그램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시의회는 지난 9월 18일부터 25일까지 4개 상임위원회가 각각 5박 6일의 일정으로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 홍콩 등 동남아시아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지 불과 40여 일 만에 또다시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이들 시의원의 해외 연수엔 의장과 부의장이 각각 250만 원, 의원 1인당 180만 원 등 총 6천62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시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시의회 의원 35명(1명 불참)과 사무국 직원을 포함해 총 62명은 2박 3일 일정으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라마다 제주호텔에 숙박하며 제주도 연수를 실시했다.

첫날인 5일 이들은 수원화성 관광마케팅과 저탄소 정책 등을 주제로 한 특강과 자유토론을 했으며, 6일엔 한라산 등반, 평화 박물관 방문, 마지막 날인 7일엔 전문가 초청 특강 등으로 연수 일정을 보냈다.

또, 의원 등이 묵은 숙소는 라마다 제주호텔로 1일 숙박료가 최소 28만 원에서 최대 400만 원인 특급 호텔 수준으로, 숙박비용을 최소로 계산해도 1천 800여만 원(2일 숙박)이다.

여기에 1인당 제주도 왕복항공료 15만 7천800원(항공사 일반석 기준)만 포함하면 3천만 원에 육박한다.

특히 세계 경제 불황으로 최근 수원시 집행부가 공직자 해외 연수나 출장을 자제하기로 방침을 세운 가운데 오히려 시의회가 또다시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것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12일 시의회가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한다는 방침을 정해 의정비 심의위원회의 기능을 유명무실하게 하는 동시에, 의정비 삭감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반발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

수원KYC의 고경아 대표는 “시의회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 자체가 관광성을 띠고 있어 연수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고, 제주도 연수 역시 관광성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며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두고 연수를 갈 시기였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김 모(권선구) 씨는 “8대 시의회 출범 초기 경기도의회가 관광성 해외 연수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수원시의회가 속초 연수 일정을 취소하고 본회의장에서 연수를 실시해 자긍심을 느꼈었다”며 “동남아 연수에 이어 또다시 관광성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것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호매실을 사랑하는 모임’ 카페의 한 네티즌은 시의회가 연수를 떠나 지난 5일 있었던 호매실 열병합발전소 관련 협의가 성과 없이 끝나 이전 합의가 7일 이후로 미뤄진 것에 대해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의원들이 (현안이 있는데도) 연수를 떠난다는 게 참으로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8대 시의회는 출범한 지 100여 일이 지난 2006년 10월 10일 2천500만 원이 소요되는 강원도 속초에서의 연수 계획을 취소하고, 이날 하루 동안 시청 본회의장에서 연수를 실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수원일보 2006년 10월 11일 자 보도>

이에 대해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초 미리 수립해 놓은 하반기 연수 일정대로 떠난 것이고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사전 준비 차원으로 다녀온 연수였다”며 “숙박비도 공직자 평일 할인 혜택을 받아 60% 정도 저렴하게 비용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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