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인사동, 행궁길 근처에는 여러 작은 갤러리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본지에서는 대안공간눈, 수아아트갤러리, 가빈갤러리 등의 문화예술공간을 다뤘다. 앞으로 수원 시민들이 주말에 마음껏 문화 여가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숨은 공간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팔달문 근처 한데우물길 한곳에 자리 잡은 한데우물문화공간(팔달구 남창동 소재)을 소개한다.

▲ 한데우물창작촌 개관 당시 테잎컷팅식 모습

한데우물문화공간은 ‘행궁길 발전위원회’의 주최로 지난 2007년에 탄생했다. 행궁길 발전위원회는 주민과 시민단체활동가, 예술인, 문화기획가 등으로 구성된 지역주민조직위원회다.

이들은 이곳 행궁길을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 명소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으로 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동안 직접 자금을 들여 빈가게 작품 전시, 한데우물거리문화축제, 주민예술교육, 참여 프로그램, 행궁동의 특색을 담은 간판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또 빈 상가건물 지하를 개조해 한데우물문화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크게 전업 작가들의 작업실인 ‘한데우물창작촌’과 다용도 문화 공간의 용도인 ‘한데우물갤러리’로 나눠 운영 중 이다.

이곳 작업장은 경제적인 사정으로 작업할 곳이 마땅치 않은 젊은 작가들에게 1년 단위로 제공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작업공간을 사용할 작가들을 모집했다. 
 

▲ 1기 입주 작가들이 지난해 제46회 화성문화제에서 어린이들에게 비눗방울 만들어주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활동한 1기 작가는 6명이었다. 이들은 작업 공간 안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갤러리 내에서 차례대로 개인전을 열었다. 오는 2월엔 입주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다.

곧이어 입주하는 2기 작가는 총 5명으로 이번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이곳에서 예술 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은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작업설치 활동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이들로 구성됐다.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노영란 팀장은 “1기의 경우, 수원에서 주로 활동 중인 작가 위주로 모집했다”며 “이번 2기는 한데우물길을 비롯한 수원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한 공공예술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돋보이는 작가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입주 작가들은 모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가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1차 관문을 거친 후,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됐다.

이들에겐 작업 공간 지원 외에도 다른 특혜가 지원된다. 입주가 끝나갈 쯤, 한데우물갤러리에서 돌아가며 개인전을 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 또 관련 도록도 제작․제공되며 오프닝 파티도 지원된다. 

이번에 2기 입주 작가로 선정된 영상설치 작가 송주희 씨는 “한데우물창작촌에 입주하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표적인 수원의 문화 거리에서 화성 행궁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기쁜 소감을 표시했다.

이곳 한데우물갤러리는 개인전과 기획전뿐만 아니라 다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애초부터 지역 주민들과의 문화 소통을 위한 목적으로 개설된 공간인 만큼, 누구나 항상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련 교육과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쉼터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1기 입주 작가들이 신풍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행궁 길에 바닥 화를 그리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또 지난 ‘제46회 화성문화제’에서는 아이들에게 비눗방울을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엔 기획팀과 입주 작가들이 머리를 맞대 더욱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주민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그 밖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 관련 강좌와 교육 프로그램 개설도 구상 중이다.

작가들이 직접 입주해있는 공간인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시회. 이번 2010년 경인년을 맞아 오는 3월부터 전시회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상․중․하에 걸쳐 올 한 해 동안 특별 전시회를 기획 중이다. 또 4월엔 ‘나혜석 생가거리 미술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궁길발전위원회 이용학 조직위원장은 “한데우물문화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언제든지 방문해서 좋은 작품들을 관람하길 바란다”며 “애시 당초부터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기획된 만큼 제안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 참여했으면 한다”며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위원회 측은 시민들을 위한 더 넓은 공간 확보와 편리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다음 달부터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데우물문화공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홈페이지(http://cafe.daum.net/suwonartstre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지난해 한데우물갤러리 1기 작가들과 함께한 행사에서 신풍초등학교 아이들이 행궁길에 바닥화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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