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문화제가 올해로 환갑을 맞았다.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를 맞아 수원화성행궁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로써 서울~수원~화성을 잇는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을 비롯해 수원화성박물관 주차장에서 열리는 수원음식문화박람회, 행궁광장에서의 주제공연 ‘자궁가교’, 봉수당에서의 판소리극 ‘이야기극 효연전’, 공방거리에서 진행되는 이동형 공연 ‘출동, 장용영!’, 장안공원에서 춤으로 표현하는 종합예술 ‘춤이 onda(온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정조테마공연장 마당, 열린문화공간 후소, 화성사업소 옆 노천극장, 시립미술관 옆 역사공원, 화령전 앞 공터 등 곳곳에서 다채로운 길거리 공연도 펼쳐진다. 수원시에 따르면 올해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을 맞아 열린 연회인 진찬연을 주요 뼈대로 구성했다고 한다. 수원화성문화제가 환갑이므로 행사 주제를 혜경궁의 회갑에 맞춘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허전하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전례 없이 풍성해진 수원화성문화제와 대한민국 최대 왕실 퍼레이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 가을 축제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했지만 능행차와 함께 화성문화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야조(夜操)가 빠진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야조는 야간 성곽전투에 대비한 군사 훈련, 즉 성조(城操)다. 밤 훈련은 야조, 낮 훈련은 주조(晝操)다. 1795년 음력 윤2월 정조대왕 화성행차 넷째 날인 12일 서장대에서 친히 주조와 야조를 지휘한 바 있다.

‘이윽고 정조의 지시가 떨어지자 군사 훈련이 시작됐다. 북과 나팔과 명금(鳴金)이 울리고, 함성과 포성이 하늘을 진동시키는 맹렬한 공격과 방어전이 전개됐다. 이날 참여한 병졸은 3700여명이었다. 이날 밤에도 같은 장소에서 야간 훈련이 실시됐다. 야간 훈련에는 횃불이 사용되고, 성안 민가에도 문 위에 등을 하나씩 걸도록 했다.’는 당시의 기록도 남아 있다.

특히 화성의 연무대는 장용영 군사들이 창·검술을 훈련하고 말을 달리며 활을 쏘던 장소였다. 따라서 이곳에서 야조와 마상무예가 재연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야조는 2006년부터 시작됐다.

야조행사엔 역사와 호국 정신,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우리 전통무예인 무예24기와 백성과 군사가 함께 하는 성곽전투의 전술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 행사는 관광 상품 뿐 만 아니라 시민단합을 위한 축제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수원 뿐 아니라 경기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한 문화예술계 인사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내년엔 다시 야조를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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