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모습.(사진=필자 김우영)
제60화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모습.(사진=필자 김우영)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가 끝났다. 우선 행사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던 수원시 공직자들과 수원문화원·수원문화재단 관계자들, 군부대 장병들, 그리고 시민단체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필자는 6일 밤 경축 타종부터 9일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행사를 관람했다. 즐거웠다. 행복했다. 축제를 핑계로 술벗들과 만나 행궁동길 단골 펍에서 생맥주도 마셨다.

수원화성문화제에 모인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수원화성문화제에 모인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능행차 때는 수원종합운동장부터 함께 걸어서 내려왔다.

활짝 웃으며 축제를 즐기는 연도의 수많은 시민과 눈인사를 나누고 공연단과 능행차 참가자들에게도 열심히 손을 흔들어줬다.

이번 수원화성문화제의 주제는 ‘수원동락(水原同樂)’이었다. 행궁광장에서 열린 주제공연 ‘자궁가교’는 정조대왕의 어머니인 혜경궁의 회갑연이 모티브였다.

올해 환갑을 맞은 여성 등 60명의 시민이 배우로 공연에 참여했는데 명단엔 필자가 아는 사진작가도 있어 반가웠다.

특히 공연의 막바지에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드론쇼를 보며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수원화성문화제에 모인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수원화성문화제에 모인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정조대왕 능행차는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다. ‘국내 최대 왕실 퍼레이드’답게 2300여 명의 시민이 참여,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안양, 의왕을 거쳐 수원 화성행궁, 화성 융릉까지 약 59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몇 년 전엔 서울 구간 일부와 한강에 설치한 배다리도 건너본 일이 있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수원 구간이었다. 능행차에 앞서 펼쳐진 사전 공연도 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도립무용단과, 길마재줄다리기, 의장대, 풍물놀이, 군문의식, 대북 퍼포먼스 등과 외국 자매도시들의 공연도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축제는 ‘사람구경’이라고도 했는데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제60회 화성문화제에 몰린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제60회 화성문화제에 몰린 인파(사진=필자 김우영)

1996년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 기념 수원화성문화제’를 제외하곤 가장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그야말로 ‘운집(雲集)’한 것으로 보인다.

축제 행사장은 물론이고 화성성곽, 통닭거리, 행궁동골목, 순대타운 등 성안 곳곳에는 사람들이 넘쳤다. 식사 시간에는 어느 식당이나 긴 줄이 늘어섰다.

필자가 가끔 가는 ㅎ통닭집은 통닭거리와 다소 떨어진 곳에 있다. 평소엔 다른 집에 비해 손님이 적은 편이지만 이번 화성문화제 기간 중엔 닭이 모자라 일찍 문을 닫을 정도였다. “몸살 날 것 같아요”라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능행차와 함께 수원화성문화제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인 ‘야조(夜操)’가 열리지 않아 섭섭했다. 수원일보 10월 7일자 사설 ‘야조(夜操)가 빠진 수원화성문화제’도 이 문제를 짚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야조는 2006년부터 시작됐다. 야조행사엔 역사와 호국 정신,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우리 전통무예인 무예24기와, 백성과 군사가 함께 하는 성곽전투의 전술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 행사는 관광 상품 뿐 만 아니라 시민단합을 위한 축제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수원 뿐 아니라 경기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또 ‘수원음식박람회’가 있어 축제가 더욱 풍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나의 기대에 못 미쳤다. 짜임새는 있었지만 뭔가 허전했다. “민간이 참여하고, 관람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축제”라는 수원시 관계자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동행한 이들의 “예전엔 갈비·일식·중식이 어우러져 반주도 한잔하며 흥겨운 잔치분위기가 났었는데...”라는 말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

내년엔 이런 부분이 보완되길 바란다. 행사 장소도 재고하면 좋겠다. 아무튼 잔치는 끝났다. 지적한 것처럼 만족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디 모든 일이 내 뜻과 같으랴. 내년엔 더욱 풍성하고 알찬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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