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전, 이스라엘- 하마스전쟁이 확전되면서, 나는 지중해의 튀르키예 메르신(MERSIN), 아다나(ADANA)의 인근 도시로서 '메디테리언 비엔날레(MEDITERREAN BIENNALE)2023'이 개최되고 있는 타르수스(TARSUS)에 도착했다.

이곳 타르수스에는 1896년 창업한 굴지의 섬유회사 추크로바(CUKUROVA)회사가 폐기된 터가 있는 곳이다.

한때 영화를 누렸던 공장터는 큰 나무와  녹슨 건물이 방치된 상태로 있었다. 

 페기된 타르수스 추크로바 섬유 공장.
페기된 타르수스 추크로바 섬유 공장.
'지중해 비엔날레 2023' 큐레이터 탄셀 투르크도안(왼쪽),  추크로바 섬유공장 사장.
'지중해 비엔날레 2023' 큐레이터 탄셀 투르크도안(왼쪽), 추크로바 섬유공장 사장.
'지중해 비엔날레 2023'- 환겔라도 설치작품
'지중해 비엔날레 2023'- 환겔라도 설치작품

첫날 나는 스페인 설치미술작가 '환 겔라도(JUAN GELADO)'를 만났는데, 그는 공장 주변에서 주은 나무조각, 나무껍질 등을 갤러리 천장에 낚시줄로 매달아 마치 자연의 무게를 다는듯했다. 자연의 무게가 있다면 과연 그 무게는 얼만큼 될까.

우리 인간들이 벌이고 있는 소위 종교 · 역사전쟁이라도 벌이는 당위성이 그 얼마나 많은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환 겔라도는 우리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자연의 무게를 측량하는 것같았다.

심지어 나뭇잎이 공중 부양하듯 걸어 놓는다. 지구 한켠 중동에서 가공할 만한 무기가 공포의 공습이 닥쳐도 막을 방법이 없이 속수무책일 듯했다.

그 수많은 철학과 종교의 교리가 있어도 비인도적인 무력에 대해서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런 와중에도 환 겔라도는 태연자약, 자신의 예술 설법에 나즈막하게 보이지 않는 듯한 소리로  울림을 준다. 그렇다! 아무리 역사와 종교가 중요하다고 해서 내 말만 한다면, 그 말을 들어 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오히려 무던한 '말없음표' 작품이 진정한 무언의 예술 메시지이다.

지중해 비엔날레 2023에서의 김용문 액션페인팅 퍼포먼스.
지중해 비엔날레 2023에서의 김용문 액션페인팅 퍼포먼스.

나도 '지중해 비엔날레2023'에 액션페인팅 퍼포먼스 초대 작가로 초대돼 한판 걸쳤다. 내 몸짓 하나가 중동에 평화가 깃들길 기원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예술의 가치가 무력해지는 순간, 과연 우리 인류는 무엇을 위해 우리 삶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반문케한다. 돌아가야 한다. 삶의 무게가 나비처럼 가뿐하게 공중부양하듯 세상이 평온해지길 기도한다.  

-튀르키예 화가 에세르 바큼과 그의 작품.
-튀르키예 화가 에세르 바큼과 그의 작품.
'지중해 비엔날레 2023' 전시 작품.
'지중해 비엔날레 2023' 전시 작품.
'지중해 비엔날레 2023' 전시 작품.
'지중해 비엔날레 2023'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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