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 있던 임신 중독자 부인이 완치되어 퇴원하자 대원들 사기가 두드러지게 올랐습니다. 

살아오면서 그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기에 죽을 것같던 대원 아내가 살아 돌아오니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일어나고 왕초인 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겨 그것이 지도력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는 날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면 망태를 메고 집게를 들고 뚝섬에 있는 넝마주이 터로 나갔습니다.

하루의 작업을 시작할 때 먼저 둥그렇게 서서 손을 잡고 구호를 외칩니다.

"우리는 바닥에 살아도 꼭대기를 바라본다!"

이렇게 함께 구호를 외친 후에 내가 짧은 연설을 합니다.

"우리가 비록 쓰레기통을 뒤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쓰레기는 아니다. 우리는 버려진 쓰레기통을 뒤져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건져 내는 애국자들이다. 그러니 서울시의 밑바닥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오늘도 우리의 이상은 '좋은 사회, 좋은 나라 만들어 가는 애국 사업'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자. 알겠냐?" "알겠습니다!"

이렇게 복창하고 하루 일을 시작합니다.

새벽부터 쓰레기통을 열심히 뒤지며 일하고 저녁나절에 분류하여 저울에 달아 그 무게를 달아 하루 수입이 정해집니다. 

나는 하루에 22kg 들이 밀가루 2포를 살 정도를 벌게 됩니다. 그러면 한 포는 내가 먹고 교회 일에 사용하고 한 포는 매일 식량 떨어진 가정에 가져다줍니다. 주로 밤 11시가 지나 가져다 줍니다.

낮에나 초저녁에 가져다주면 주위 가정들이 왜 그 집만 챙기느냐고 시샘하게 될 것 같아서입니다. 밤늦은 시간에 아이들과 굶고 있는 가정에 교회에서 밀가루 한 포를 가져가면 아이들은 기뻐서 깡충깡충 뛰고 어머니는 감격하여 눈물을 닦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노라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고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 때는 하늘을 우러러 감사기도 드리며 잠을 청하게 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일 할 수 있게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밤에 천국으로 가도 만족합니다. 내일도 좋은 일 할 수 있는 하루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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