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었다. 2022년 대비(0.78명) 8%가량 떨어진 것이다. 4분기(10∼12월)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23만 명이지만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이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자연감소는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출생아 수가 연간 0.6명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초저출산의 원인에 대해 한국은행 2023년 12월 연구는 청년들이 느끼는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 주거, 양육 측면의 불안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초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양육에 관한 불안이 크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며 당근책들을 내놓았지만 성과가 없었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출산율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지방정부들의 합계출산율이 증가해 눈길을 끈다. 전남 담양의 경우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13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2022년 0.86명에서 지난해 31.4%나 증가한 것이다. 담양군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출산장려금과 영·유아, 임산부에 대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출산율을 끌어올린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내에서는 화성시의 출산정책이 눈에 띈다. 시는 지난 2022년 정명근 시장 취임 이후 ‘화성시 출산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 기존 셋째아동부터 지원되는 출산지원금을 2023년 1월부터 첫째아동부터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지원대상과 지원금을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다자녀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 기존 1만1476가구였던 수혜 가구를 7만441가구로 늘렸고 대상자도 23만6000여명으로 확대시켰다.

출생 장려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예비 신혼부부 건강검진 지원, 병원 의료비 및 상담 등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애통합어린이집 치료사 배치, 화성형 휴일어린이집 등을 통한 촘촘한 보육서비스망을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출산율이 늘어날 리는 없다. 재정자립도 전국 1위, 재정규모 4조원, 지역 내 총생산 전국 1위 등 놀랄 만한 발전을 거듭해온 데다가 아이 낳아 기르기 합당한 미래가 화성시에 있다.

이 결과 화성시는 100만 넘는 전국 지방정부 가운데 출생아수 1위를 기록했다.(관련기사 수원일보 5일자, ‘화성시, 100만 넘는 지자체중 출생아수 1위’) 화성시의 출생아수는 6700명이었다. 도내 100만 인구의 특례시인 수원시(6000명), 고양시(5000명), 용인시(4900명)보다 훨씬 많다. 2023년 합계출산율도 0.98명으로 경기도 평균 0.77명, 전국 평균 0.72명보다 높았다.

화성시의 출생아 수 증가와 합계출산율 상승현상은 유의미한 결과다. 타 지역에서도 화성시의 사례를 분석, 참고해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출산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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