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학교공원 표지석 앞에서 필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필자 김용문)
앙카라학교공원 표지석 앞에서 필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필자 김용문)

튀르키예 영화 아일라(AYLA)는 앙카라학원에 얽힌 6 .25전쟁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실제 장소는 현재 수원에 있는 앙카라 학교 공원(ANKARA OKULU PARKI)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17년 10월 27일에 튀르키예에서 개봉된 영화로 튀르키예 제작사 디지털 하우스 프로덕션이 제작, 워너 브라더스가 튀르키예 배급을 맡고 있다.

6.25 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군 부사관인 슐레이만 딜빌리이 육군 운전 하사(최종 계급 대령)와 고아가 된 소녀 아일라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6.25 전쟁에서 슐레이만과 아일라와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60년 후 슐레이만이 아일라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2010년, 춘천MBC에서 방영되었던 6.25 전쟁 60주년 다큐멘터리 《코레 아일라》[2]를 통해 한국과 튀르키예에 알려졌고, 영화도 《코레 아일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다큐멘터리의 두 사람의 상봉 장면이 영화 후반부에 삽입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 육군 운전하사. 상관으로부터 파병 소식을 전해듣고는 망설임없이 자원해서 한국에 오게 된다. 어느날, 부대의 통신이 두절되어 유엔 기지의 명령을 받아오기 위해 다른 전우들과 차를 타고 달려가고 있다가 매복하고 있던 북한군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타고왔던 차가 불에 타버린지라 어쩔 수 없이 숲속으로 향했는데 그곳에서 죽은 엄마의 손을 잡고 울고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그리고 얼굴이 달처럼 둥근데다 달빛 아래에서 발견했다는 이유로 '달의 후광'을 뜻하는 튀르키예어인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후 처음부터 자신만 쫓아다니는 아일라와 함께하는 동안 어느새 아일라를 친딸처럼 여기게 된다. 그러다 파병 기간이 종료되어 튀르키예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지만 아일라를 두고 떠날 수 없어서 한국에 남겠다고 한다. 당연히 상부에서는 명령에 불복하려면 군인을 그만두라고 노발대발했고 군인을 그만둘 수는 없었던지라 결국 아일라를 튀르키예군이 지은 '앙카라 학원'이라는 보육원에 맡기고 귀국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신이 없어진 걸 알고 금세 뒤따라온 아일라를 보고는 가방속에 넣어서 튀르키예까지 데려가려고 했지만 아일라가 없어진걸 알게 된 보육원이 튀르키예군에게 이를 알리면서 금방 들통났다. 결국 '다시 돌아오면 그땐 헤어지지 않을거야'라는 말을 하고는 진짜로 아일라와 이별했다.

튀르키예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해서 아일라를 찾기 위해 한국 대사관을 드나들고 앙카라 학원에 편지를 썼지만 아일라에 대한 소식은 좀처럼 듣기 힘들었다. 하필이면 보육원인 앙카라 학원이 화재로 소실되어 그녀의 인적사항도 불에 타 사라졌기 때문. 그렇게 47년이 지난 1999년, 자식과 손자들까지 거느린 할아버지가 된 시점에서도 여전히 아일라를 잊지 못하고 있었지만 한국전쟁 다큐를 제작중인 한 방송사의 도움으로 반세기 가까이 몰랐던 아일라의 행방을 알게 됐고 마찬가지로 할머니가 된 그녀와 재회하는데 성공한다.

한국전쟁이 나기 전까지는 '설이'라는 이름으로 부모와 산골 마을에서 살던 평범한 소녀였다. 어느 날, 마을에 무차별적 폭격이 시작되면서 평화는 깨졌고 부모는 어린 자신을 숨겨두고 도망쳤다가 결국 사망하며 고아가 되고 만다.

그러다 마침 현장을 지나고 있던 튀르키예군 슐레이만에게 발견되어 튀르키예군 부대에 왔지만 전쟁에 대한 공포와 엄마의 죽음으로 실어증세가 와서 이름조차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결국 슐레이만에 의해 '아일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튀르키예군 부대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슐레이만을 아빠처럼 따르며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았고 실어증세도 낫게 됐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듯, 군부대에서 지내는 동안 튀르키예어를 구사하게 됐고 장군의 지시어까지 완벽하게 흉내냈다. 이후에는 슐레이만에 의해 튀르키예어를 배우게 된다. 그러는 사이, 점차 전쟁으로 삭막하기만 하던 군부대에 비타민 같은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슐레이만의 부대가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상부에선 "아일라는 한국아이며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아일라를 '앙카라 학원'에 인계하라고 지시하면서 보육원에서 살게 된다.

슐레이만이 튀르키예로 돌아간 직후의 행방은 한국 전쟁 다큐를 제작 중이던 춘천 MBC가 나서면서 알려졌다. 슐레이만이 떠난 뒤 앙카라 학원은 후에 문을 닫게 됐고 이후 자료를 보관하던 기관에서 화재가 나며 관련된 자료까지 소실돼서 '아일라'라는 이름만으로는 찾기가 힘들었다.

슐레이만을 계속 찾았지만 그에 대한 소식도 듣지 못하고 결혼하여 할머니가 된 그녀였지만... 슐레이만이 아직까지 모임을 갖고 있던 앙카라 학원 졸업생들을 찾게 되면서 행방을 찾는데 성공했고, 아일라는 '김은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김은자란 이름을 가진 아일라 본인 역시 슐레이만을 그리워하고 있었던지라 그와 찍은 사진들을 보자마자 오열했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다닌 슐레이만을 다시 만나 그와 함께 오열한다.

이후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6.25 참전용사 행사에 참석한 슐레이만 부부를 만나 슐레이만과 부등켜안고 오열하는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 나온다." 

                                                       - 나무위키에서 발췌 인용.

앙카라학교 앞에서 김우영 시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필자 김용문)
앙카라학교 앞에서 김우영 시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필자 김용문)

필자는 이 영화 아일라가 개봉되고  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의 소개로 5년전, 앙카라에서 보게 되었는데, 튀르키예와 한국은 형제국이라는 우의적인 표현으로만 인식되었을 뿐, 양국간의 실질적인 교류가 없었던 점을 그 당시에 섭섭하게 생각했었다.  

2023년 2월 김우영 시인과 나는 앙카라 학교 공원을 방문하면서 영화 아일라의 고향이 수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70년전의 한국전쟁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뭔가 봉헌할 워크숍의 당위성이 도출되었다.

영화 아일라는 6.25당신 파병된 튀르키예 군인 슐레이만 하사가 전쟁통에 고아가된 소녀를 거두어 친딸처럼 키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튀르키예와 한국과의 합작영화이다. 그러나 튀르키예에서 성공한 영화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잘 모른다.

지난 2023년 2월 6일 발생한 튀르키예(터키) 시리아 대지진은 사망자가  5만1000명을 넘어 21세기 발생한 자연재해 중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냈고 재산피해도 양국 합쳐 약 393억 달러(약 51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6.25한국전쟁이나 지진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적 재난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아무래도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나 지진으로 인한 재난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치유가 필요함에도 단지 물자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일시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 이재민들이 서로 위로하는 트라우마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튀르키예 이재민을 위한 워크숍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빌켄트 양남식 교수의 막사발과 함께하는 치유 워크숍 제안은 주목받을만 하다. 최근 양 교수는 지진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치유 워크숍과 이 워크숍에서 발생한 작품들의 전시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어려운 시간들을 함께 이겨나가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아울러 양 교수는 형제의 나라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간에 우애가 더 좋아 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시점에 국가 재난지원금 후원도 중요하지만, 현 시점에서 출발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수원시와 앙카라시가 공동 주최해서 전쟁 상흔을 치유하는 막사발실크로드 워크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전쟁상흔과 자연 재해를 치유하는 문화적 액티비티를 제안한다. 

'앙카라 학교 워크숍2023'은 수원과 앙카라시 거주 문화예술 종사 당사자들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문화예술 축전이 되었으면 한다.

수원 서호초등학교 앙카라관 모습. (사진=필자 김용문)
수원 서호초등학교 앙카라관 모습. (사진=필자 김용문)

현재 수원의 서호초등학교 큰 강당 건물 상단에는 앙카라관(ankara  spor salonu)이라는 명판이 걸려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 축전의 장소로 서호초등학교를 지목한다.

앙카라 학원 공원 및 수원서호초등학교에 세계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아트포피스' 상징 조형물을 만들어 세운다는 것은 중요한 전쟁 상흔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화 아일라가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라면, 2023년 2월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인들의 상처도 아물수 있도록 치유해야 하고, 아울러 우리는 실어증으로 고통을 받았던 아일라를 위해 잃어버린 시간들을 찿아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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