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10월 3일, 주일이자 개천절에 활빈교회(活貧敎會) 창립예배를 드린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 가정 한 가정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DDT 작전에 TLC 요법을 활용하여 각 가정을 방문하여 그 가정이 직면한 문제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대화를 통하여 각 가정이 지닌 문제들을 발굴하는 작업입니다. 만나서' 예수 믿으시요' '예배당 다닙시다'가 아닙니다.

어쩌다가 이 빈민촌으로까지 흘러들어 오셨습니까? 집안에 아픈 사람은 없습니까?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지요? 아이들 학교는 다니겠지요?

이런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서먹서먹하여 입을 열지 않지만 부드러운 말씨에 겸손한 몸가짐으로 접근하게 되면 신뢰가 쌓이면서 말이 오고가게 됩니다.

그렇게 대화를 통하여 알게 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여 나가면서 마음 문이 열리게 됩니다.

각 가정을 방문하면서 나는 입에서 탄식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환자 없는 집이 없었고 끼니를 거르는 가정들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나이의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아니하고 공장으로 보내 푼돈을 벌어 오게 하는 집들까지 있었습니다.

병든 분들 중에 가장 많은 병이 결핵과 피부병과 영양실조였습니다. 나는 결핵협회를 찾아가서 빈민촌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책이 없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고맙게도 결핵협회에서 내 말을 좋게 받아들여 결핵 검진 버스 2대를 마을에 보내 전 주민 가슴 엑스레이를 찍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정해진 날에 마을 이편저편에 결핵 검진 버스 한 대씩 배치하고는 교인들을 동원하여 집집마다 돌며 결핵 검진하는 X-ray 찍으러 나오라고 권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 덕택에 지역 안의 결핵환자가 273명으로 판정되었습니다.

273명의 결핵 환자들 전체를 카드를 만들어 교회당에 배치해 두고 간호사 한 분을 채용하여 매일 환자들을 방문하여 치료를 돕게 하였습니다.

결핵약과 주사액은 정부에서 무료로 지급하여 주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핵약을 먹고 스트렙토마이신 주사를 맞기를 꾸준히 진행하면 좋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꾸준히 지속하여야 완치가 됩니다.

그런데 환자들은 성질이 급하여 상태가 좋아지면 다 나았다고 착각하여 약봉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술 담배를 하고 건강관리를 소홀히 합니다.

그러면 증세가 재발하게 됩니다. 재발하게 되면 이전에 사용하던 약은 면역력이 생겨 효과가 없게 됩니다. 그러면 2차 약이라 하여 더 비싼 약을 먹어야 합니다.

문제는 정부에서 무료로 주는 약은 1차 약에 한하여 제공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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