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약은 본인이 구입하여야 합니다. 주사약의 경우 1차 약인 스트렙토마이신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지급하여 주는데 주사 맞다 중단케 되면 2차 약이 주사인 가나마이신을 본인이 구입하여 맞아야 합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약값을 마련할 여유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교회에서 지원하여야 합니다. 그러니 환자들이 약 먹기를 중단하게 되면 교회가 본인보다 더 안타깝습니다. 2차 약을 마련하느라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간호사와 함께 날마다 환자들 집을 돌며 약을 먹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러 다닙니다. 본인을 만나기 전에 먼저 그 집 쓰레기통을 살핍니다.

약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강원도 탄광에서 일하다 석탄 가루를 많이 마셔서 폐결핵에 걸린 분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치료를 받았는데 어느 여름 기도원에 다녀오더니 성령 받았다면서 약 먹기를 거부하였습니다. 기도하면 결핵쯤은 그냥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도 심한 결핵이었지만 기도로 나았다며 고집을 부렸습니다.

나는 사정 조로 말했습니다. "기도로 은혜로 낫는 것은 맞는 말인데 약도 먹으며 기도합시다."

나의 설득은 그의 완강한 고집 앞에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약을 먹으며 함께 기도하기를 거듭 설득하려 하였으나 나중에는 내가 가면 문을 닫아걸고는 들어서지도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그를 살리고픈 일념에 결핵약을 지어 문틈으로 들여보내며 "제발 약을 먹으세요. 나아서 좋은 일 함께 하며 살아갑시다."고 사정 조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화를 내며 약봉지를 밖으로 내던지며 "사탄아 물러가라"고 하고는 얼굴을 비치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할 일은 그를 위해 기도드리는 일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그의 집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은 그가 피를 토하며 죽은 후에 장례 치르러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예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남기고 저승으로 갔습니다. 신앙은 사람을 살리는 위대한 힘입니다. 그러나 그릇된 신앙은 살 사람도 죽게 하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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