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중국 제(齊)나라 선왕(宣王)은 순우곤에게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찾아 등용토록 했다. 

며칠 뒤에 순우곤이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왕 앞에 나타나자 선왕이 이렇게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오다니, 너무 많지 않은가?" 

그러자 순우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입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어원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긍정보다 배타적 의미가 더 강하며, 비꼬는 말로 주로 쓰인다.

초록동색(草綠同色), 물각유주(物各有疇)나 물각유류(物各有類), 방이유취(方以類聚), 물이군분(物以群分), 각종기류(各從其類)등도 비슷한 의미다. 

여기에 속하는 집단내 사람들은 '상호 이익'을 위해선 더더욱 끼리끼리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연대심((連帶心)과 동맹심(同盟心)도 강하다. 

따라서 당동벌이(黨同伐異)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다. 

당동벌이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편끼리는 뭉치고 다른 편은 물리친다’는 뜻이다. 

아시타비(我是他非), 내로남불, 후안무치(厚顔無恥), 자가당착(自家撞着) 등의 단체행동을 하며 경우에 어긋나는 짓을 할 때 빗대어 쓰고 있다.  

최근 선거를 앞둔 정치권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사집단의  행태가 모두 이 모양이다. 

시중에선 "이 노릇을 어찌 하나 ····" 탄식이 넘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학연, 지연, 혈연의 풍조가 만연되어 있고 이를 통해 서로 우위를 차지하려고 경쟁한다 하지만 금도(襟度)를 넘어서면 안된다.

법과 정의는 없고, 나와 나의 패거리만 있다면 나라가 바로서길 기대할 수 없다.  

물론 갈등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갈등은 생산적일 때 유유상종 집단에서도 희망이 싹트는 법이다. 

기득권의 권위를 이용해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선 이러한 희망의 싹은 돋지 않는다. 

심화되는 당동벌이 시대, 가속화하는 극단적 사회를 막기 위해서도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시대가 어서 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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