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나는 학교 수업을 하루 빠지고 택시를 대절하여 그 아이 집으로 갔습니다. 택시에 태우고는 사직공원 옆에 있는 시립아동병원으로 갔습니다.

온갖 검사를 다 하더니 척추결핵이라 하였습니다. 의사 선생께서 척추를 찍은 사진을 보여 주는데 척추 3마디는 결핵균이 이미 먹어버렸고 2마디는 절반이나 먹어 들어가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고름이 나와 배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은 내가 아이의 가족인줄 알았는지 세게 나무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결핵이란 병은 약을 꾸준히 먹으면 낫는 병이고 정부에서 약은 무료로 주는 것인데 어찌 이 지경이 되도록 두었어요"

"예, 나는 이 아이의 가족이 아니구요. 전도하러 갔다가 만난 아이인데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거지요?"

나의 물음에 의사께서 일러주었습니다.

"이 아이는 너무 심해져서 약으로 치료될 단계는 지났구요. 대수술을 해서 상한 척추 다섯을 들어내고 인조 척추로 대체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 수술비가 엄청났습니다. 그런 비용을 구할 길이 없겠기에 병원 측에 사정 조로 부탁했습니다.

"그럼 수술 길이 열릴 때까지 약이라도 먹으며 기다리게 결핵약을 지어 주십시오."

나는 두 달 치 약과 주사액을 받아 와서 학형이 집에 도착하여 일러 주었습니다.

"학형아, 내 말 들어. 너도 의사 선생이 하는 말을 들었제? 약으로는 치료가 어렵고 큰 수술을 해야 한다 하였는데 수술 길이 열릴 때까지 약이라도 먹으며 기도하자. 예수님께 열심히 기도하면 예수님이 너도 회복되도록 도와주실 거야. 너 기도할 줄 아니?"

학형이는 "기도를 안 해 보아서 할 줄 몰라요" 하기에 "너 글 읽을 수 있니?" 물었더니 읽을 수 있다기에 기도문을 적어 주었습니다.

"예수님, 나 낫고 싶어요. 나아서 다른 아이들처럼 씩씩하게 뛰어 놀고 싶어요. 예수님 도와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그런데 학형이는 착하고 꾸준하였습니다. 끼니 때마다 식사 후에는 내가 적어 준 기도문을 들고 정성스레 기도드리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기도드리기를 계속하자 20일이 지나자 배에서 나오던 고름이 멈추었습니다. 한 달이 되니 한결 나아지고 흐릿하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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